▲ 이바름 기획취재부

인사에는 항상 뒷말이 따른다. 자리를 차지하는 사람이 있으면, 비켜줘야 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피자 몇 조각을 두고 몇사람이 나눠먹는 다툼으로 본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잘 된 인사에는‘인사가 만사’라고 호응하지만 어처구니 없는 인사에는 ‘인사가 망사’라는 힐난도 따르는 것은 이 때문이다.

포항북부경찰서의 최근 내부 인사이동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5일 경감 이하 11명에 대한 하반기 인사가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대상자인 경감 9명과 경위 2명이 인사이동 대상으로, 6일 보직변경 신고를 마치고 파출소와 본서에 각각 새롭게 배치된다.

통상 있을 수 있는 인사를 두고 경찰서 내부에서 나오는 소리는 평소와 확연히 다르다. ‘특정인물에 대한 표적인사’라고 수군대는 소리들이 더 많다. ‘뒷담화’의 주조는 “평소 지휘부로부터 ‘문제아’라고 찍혀온(?) A 경감을 일선에서 배제하기 위한 인사가 저렇게 포장된 것”이라는 얘기다.

A 경감은 평소 경찰청 내부 게시판에 폐쇄적인 경찰 조직에 대한 불만이나 개인적인 심경을 토로하는 글을 자주 올려 윗선에서 볼 때 ‘말썽꾸러기’로 비쳐져온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 경찰 동료들의 평가다. 그래서 A 경감의 인사는 “더 큰 문제를 일으키기 전에 싹을 자른다”는 의미를 띤 보복성 인사를 단행하면서 인사 후에 닥칠 뒷말을 잠재우기 위해 잠자코 있던 다른 경감급 경찰관들의 인사까지 곁들였다”는 소리가 더해지고 있다.

포항북부경찰서 소속 B 경위는 “처음에는 모 경감만 인사이동을 하려고 했는데, 지방청에서 공정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내려오자 다른 경감들까지 인사이동이 진행됐다”며 “내부에서 말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른바 ‘끼워팔기 인사’가 이뤄졌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포항북부서에서 A 경감을 일선에서 배제하기 위해 기존에 없던 보직을 새로 만들고 해당자를 ‘승진시켜 던져버리는’ 인사이동을 한 것도 꼼수라고 보고 있다. 

C 경감은 “다혈질이긴 하지만 심성이 착하고 올바른 사람”이라며 “경찰같은 아주 폐쇄적인 조직에서는 우선적으로 튀는 사람을 좋아하진 않기 때문에 싹을 자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인사를 두고 형평성 측면에서 어긋난다는 지적도 함께 나오고 있다. 한 경찰관은 “기피부서에서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은 무엇이며, 눈엣가시라고 한직으로 발령내버리는 경우는 또 무엇이냐”며 인사의 형평성을 들먹였다. “누구나 다 말썽을 부려 1인이 근무하는 치안센터 같은 곳에 발령나면 편하게 월급만 받는 거 아니냐”는 소리도 나돌고 있다. 기자는 A 경감을 편들거나 깎아내려야 할 아무런 이해관계도 없다. 다만 시민의 지팡이로 불리는 경찰관서에서 나도는 얘기를 균형감 있게 공론화해보자는 의도에서 사연을 취재했다. 휘하 경찰관들이 쉽게 납득할 수 있는 지휘부의 해명을 듣고 싶다는 일선 경찰의 작은 소망을 대신해서.

/이바름 기자 bareum9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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