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두한경북부
▲ 김두한 경북부

여객선 운항에 실제 영향을 주는 부이파도 측정은 언제쯤 정확하게 이뤄질까?

울릉도~포항·강원도를 운항하는 여객선은 울릉도, 동해, 포항해상에 설치된 부이파도 최고치를 측정, 출항 여부를 결정한다.

썬플라워호는 부이파도 3.4m 이하, 이외 여객선들은 3.1m 이하라야 출항이 가능하다.

울릉도 부이는 여객선 운항과 정반대 방향에 설치돼 있는데다 부이파도는 순간적으로 상승하는 파도를 측정해 현실과 맞지 않는다.

그래서 부이파도와 유의파도(최고높이 30% 평균치)를 동시에 참고해 여객선 출항을 결정해야 한다. 울릉부이는 울릉도 동쪽 19km해상에 있지만 여객선은 정반대로 울릉도 서쪽 묵호·강릉, 남쪽 포항·후포로 운항한다. 포항~울릉 간 썬플라워호의 경우 30분(35km) 항해하면 울릉부이와 50km 멀어진다. 현실에 맞지 않는 부이파도를 기준으로 통제행정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포항~울릉 여객선은 울진 동쪽 42km에 설치된 부이파도와 포항 북동쪽 54km지점의 부의파도측정치의 영향을 받는 것이 마땅하다.

부이파도가 얼마나 불합리한지를 말해주는 지난해 말 사례. 포항에서 500t급인 우리누리 1호가 오후 2시30분 울릉도로 출항했다. 당시 울릉부이는 3.0m, 하지만 오후 3시 울릉도서 출발하는 2천400t급인 썬플라워호는 운항이 통제됐다. 울릉 부이파도가 3.7m로 높아졌기 때문. 같은 항로에 30분 사이 500t급은 운항하고 4배나 큰 2천400t급은 출항하지 못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뿐만 아니라 최근 오전 9시에 울릉서 출항하는 우리누리호는 울릉 부이파도가 높아 승객이 2시간 55분 기다리다가 부이파도가 2.9m로 낮아져 오전 11시55분 출항했다. 하지만, 출항 5분 뒤 정오 울릉부이파도는 3.7m로 올라갔다. 이날 오전 11시 부이파도가 3.2m임에도 여객선이 통제됐지만 3.7m 높이는 운항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는 결론이 나오게 된다. 이날 유의파도는 한결같이 울릉 2.0m, 포항·울진 1.2m~1.6m를 유지했다. 부이파도로 통제하는 것은 승객의 안전이 아니라 통제를 위한 관청의 `행패`임이 입증된 셈이다.

부이파도를 이용한 운항통제도 문제지만 승객들이 터미널에서 5~7시간 하염없이 기다리게 하는게 더 문제다. 부이파도가 낮아지면 여객선이 출항하기 때문에 승객들은 하염없이 기다릴 수밖에 없다. 세월호사고 이전에는 기상특보가 해제되면 선사가 출항여부를 판단했다. 세월호 사고 이후엔 규정이 강화돼 승객들의 불편만 더해졌다. 세월호 사고는 파도 때문에 일어난 사고가 아니다. 파도가 1m 이하로 잔잔했지만 무리하게 배를 띄우고, 화물 적재를 잘못해 일어났다. 파도높이로 출항 통제를 강화한 것은 결과적으로 공무원들의 `규제를 위한 규제` 구실만 주고 있다.

울릉/kim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