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업씨 `불교수업` 출간

다수의 사람들이 선망하는 명문대를 나와 대기업에서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하던 사람이 불교의 가르침에 매료돼 현재까지 가졌던 것을 버리고 수행에 정진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최근 출간된 `인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불교수업`의 저자인 김사업 씨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인물이다.

서울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던 중 동국대 불교학과에 편입해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일본으로 유학을 떠난 그는 교토대학 대학원에서 불교학 박사과정을 수료한다.

`길을 걷는 자, 너는 누구냐`(공저), `유식설에서의 연기 해석` `선과 위빠사나의 수행법 비교` 등의 책과 논문을 발표한 김씨는 전문 수행자의 길을 걷기 위해 2001년 남해안의 섬 오곡도로 들어갔다. 이후 세계의 고승들을 찾아다니며 몸과 마음을 닦았고, 2003년부터는 간화선 수행에만 전념했다고 한다.

“아는 대로 행해지지 않는 교리는 절름발이에 불과하다”고 말하는 김사업 씨는 이번에 출간된 `인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불교수업`에 스스로의 몸으로 체득한 불교를 담아냈다. 여기에 더해 안개 속의 섬처럼 닿을 듯 말 듯한 `무아, 연기, 공, 자성, 업, 마음, 유식, 윤회, 열반, 해탈` 등의 불교사상을 일상적 삶에 대입해 풀어냈다.

불교 교리의 핵심만을 추려 쉽게 풀어낸 이야기는 많은 독자들의 공감을 부를 듯하다. 김씨는 글쓰기에도 심혈을 기울여 누구라도 쉽고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퇴고 과정을 수십 번 거쳤다고 한다.

“자신의 진실을 왜곡하지 않으며,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올바른 삶을 살아서 부작용 없는 진정한 행복을 누리라고 가르치는 것이 불교”라고 말하는 저자. 이 책은 인문서인 동시에 자기계발서로 읽힌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세상을 살아가며 한 번 쯤은 인문고전을 읽고 선현들의 가르침에 귀를 기울인다. 하지만, 삶과 세상에 대한 본질적 의문은 좀처럼 풀리지 않는다. 삶의 이치와 원리를 이해하며 괴로움에 속박되지 않는 삶을 갈구하는 인간. 하지만 쉬운 문제가 아니다.

`인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불교수업`은 기존의 불교서적과 달리 고전어로 쓰인 경전을 번역하거나 난해한 사상을 풀이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불교의 진면목을 직시하며 우리의 실질적 삶에 초점을 맞춰 서술되고 있다.

“어떻게 해야 부처님의 가르침이 삶 속에 그대로 적용돼 괴로움을 해결하고, 자유롭고 지혜로운 영혼을 가진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작지 않은 도움을 줄 책이다.

/홍성식기자

    홍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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