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의원 자료 업데이트해 재가공 `얌체짓`
과거 보도자료 수치 바꿔 배포하는 등 구태 반복
대부분이 與의원… 野 주장 의혹 방어하기 바빠

올해도 어김없이 국회 국정감사가 실시되고 있지만 TK(대구·경북) 의원들은 새로운 국감이슈를 발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의원실별로 하루에 수십쪽 분량의 보도자료를 쏟아내고 있지만 최근 현안에 대한 문제점과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채 과거 자료를 되풀이하며 재탕삼탕하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실적주의에 기댄 이같은 재삼탕식 자료 양산은 국감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늘 `그 밥에 그 나물`이라는 이른바 국감 무용론까지 제기되는 이유다.

일례로 타 의원의 자료를 업데이트해 자료를 재가공하는 사례도 눈에 띈다.

TK지역 A의원은 `지방·유역환경청 환경영향평가 자문위원 44.2%는 의견제출 0건`이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 자료에는 낙동강유역청과 금강유역청 자문위원의 자문의견 제출횟수가 1인당 평균 1건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런 비슷한 내용은 이미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고,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이었던 새누리당 주영순 전 의원이 `지방환경청 환경영향평가 자문위원 절반, 의견제출 0`이라는 제목으로 공개했던 내용이다.

또 TK의원 중 자신이 과거 국감 때 배포됐던 보도자료를 2016년판으로 업데이트해 내는 경우도 있다. B의원은 고소득자영업자 세무조사 실시 현황 자료를 통해 지난해 국세청이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과 음식점 등 현금수입업종을 포함한 고소득 자영업자들에게 포착한 소득 탈루액이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는 보도자료를 냈는데 이 자료는 B의원 본인이 2015년 국정감사 때 보도했던 내용으로 수치만 바꿔 배포했다.

이 외에 대다수의 TK의원들도 국정감사 자료에 통계자료만 업데이트하는 구태를 반복하고 있다.

이밖에 대부분의 의원들은 3년간 통계수치 자료를 통해 문제점을 지적하는 보도자료를 연일 쏟아내고 있다. 언론 주목을 받기 쉬운 이슈에만 한결같이 매몰되다 보니 다양한 국정감사 이슈가 다뤄지지 못하고 있다.

반면, 일부에서는 TK지역 의원들 중 2명(무소속 홍의락,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의원들은 새누리당 소속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국정감사는 정부를 견제하고 비판할 수 있는 `야당의 꽃`이라는 점에서 여당보다는 야당에서 새로운 이슈를 제기할 수 밖에 없다는 현실론을 거론하는 이들이 적잖다. 여당 의원들은 정부를 비판할 수 없어, 과거 국감 자료를 재탕·삼탕하는 대신 야당이 주장하는 의혹들에 대해 방어하기 바쁘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역 정치권 관계자들은 “여당 의원으로서 야당과 같이 민감한 국정현안에 대한 접근이 여의치않다고 하더라도 지역현안과 관련해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사례도 찾아보기 힘들어 국감에 거는 지역민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형남기자

    박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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