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선애<br /><br />대가대 교수·한국어문학부
▲ 임선애 대가대 교수·한국어문학부

역사적으로 볼 때 요즘만큼 대학이 심각한 고민에 빠진 때가 또 있었을까. 고등교육이 국가경쟁력이라는 의식의 증대와 함께 대학은 사회적 책무성을 위해 고민에 빠지고, 또한 IT기술의 산물인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로 인해 대학은 스스로의 존재를 지켜내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현재 MOOC는 양극화된 평가로 그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조너선 헤이버는 무크 예찬론자 중의 한사람이다. 그의 저서 `MOOC`에는 무크의 계보, 무크의 진행방법, 무크로 인한 이슈와 논쟁, 무크문화 실험 소개, 무크의 미래 등 무크의 장점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2011년 스탠퍼드 대학의 컴퓨터공학 수업을 웹사이트 기반 버전으로 전세계에 무료 공급을 하면서 시작된 대규모 공개 온라인 수업 MOOC는 2013년 말 기준 유대시티, 코세라, 에덱스 등 소위 3대 무크 플랫폼이 생겨나고, 이들은 500개 이상의 강좌를 제공했다. 영국의 퓨처런, 독일의 이버시티 등도 무크 플랫폼 시장에 합류해 무크의 경계를 확장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미국 `뉴욕 타임즈`는 2012년을 `무크의 해`로 선정할 만큼 무크에 대한 호기심이 증대했지만, 2013년 미국 동부의 명문대학인 애머스트 대학이 무크 확산의 사태를 관망하기로 함으로써 무크에 대한 거리두기의 입장도 생겨났다. 무크가 처음 출현했을 때 수준 높은 강의를 무료로 수강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무크가 지닌 이타성은 대중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았다. 시간과 장소의 규제가 없는 것도 장점 중의 하나였다. 무료 수강이지만 자신의 의지가 투철해야 끝까지 수강할 수 있는 강의이기 때문에 중도포기율이 높은 편이라고 한다. 이 점은 비판을 피할 수 없는 항목 중의 하나이다.

평가 부분도 무크의 취약점이자 비판의 대상이 되는 부분 중의 하나이다. 무크 제공자가 제시하는 명예규칙과 몇몇 반부정행위 실험을 거치기는 하지만, 여전히 어려운 점은 과제 제출자가 직접 과제를 했다는 것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강의를 듣고 자신의 지식으로 만든 수강생들은 무크 예찬자로 활동하고 있는 중이다.

`다중지능`과 `앱제너레이션`의 저자 하워드 가드너는 `디지털 기기는 가까이 혹은 멀리 떨어진 사람들과 놀라운 수준으로 협력할 수 있게 해준다. 과거에는 불가능했거나 상상하지도 못했을 수준으로 말이다. 이는 당연히 환영할 만한 변화다`라고 하면서도 디지털 시대 학습의 반갑지 않는 측면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있다.

그는 대학생들이 비싼 등록금을 지불하면서까지 학교에 가야하는 이유를 말해 준다. `높은 지식을 가진 숙련된 교수자 및 멘토들과 함께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사회와 일터에서 중요한 많은 무형의 지식과 지혜는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그것은 숙련된 방식으로 직접 행동하는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면서 가장 효과적으로 습득할 수 있다`

그는 또 마이클 폴라니가 `인간은 세상 외딴 곳에서도 책을 통해 평생 동안 과학에 대한 지식을 쌓을 수 있다`고 한 말에 대해 반론을 제기한다. `활자에 몰두해 얻은 지식은 선진국의 체계적인 과학 연구실에서 몇 주일을 보내며 체득하는 지식과는 비교가 안 된다`고 했다.

오프라인 강의의 장점은 강의+@에 있다. 이 @는 무크가 해낼 수 없는 영역이다. 무크 예찬론과 무크 한계론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유구한 역사를 지닌 대학들은 바짝 긴장을 하면서 무크의 장점을 넘어설 수 있는 특별한 장점을 고안해내야 하는 시점에 놓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