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두한<br /><br />대구경북부
▲ 김두한 대구경북부

최수일 울릉군수는 지난달 24일 육지로 출장을 나갔다가 울릉도가 `물 폭탄`으로 피해를 보자 전화를 통해 상황을 지휘했다. 일부에서는 기상이 나쁜 줄 알면서 나갔다고 하지만 이치에 맞지 않다. 이것이 울릉도의 삶이다.

우리나라 기상청에서는 태풍의 예보가 아예 없었다. 당연히 우리나라 예보권 안에 태풍은 발생하지 않았다. 제11호 태풍은 일본 동경 동쪽에서 발생해 사라지고, 제10호 태풍 라이언록이 간접영향을 줬다.

하지만 라이언록은 우리나라 태풍예보권에 들어오지 않았을 뿐더러, 울릉도에 피해를 줬던 지난달 29일과 30일에는 일본 동경(도쿄) 동쪽 270㎞ 지점에 머물렀고 소멸하던 31일에도 블라디보스토크 동쪽 약 270km 부근 해상에 있었다.

따라서 이 태풍이 울릉도에 피해를 많이 줄 것은 당연히 예측되지 않았다. 다만, 여객선이 한동안 못 다닐 것은 예상했다. 이에 따라 최 군수는 이 같은 판단으로 여객선 운항이 없을 때 육지 출장을 간 것이다.

이번 출장의 목적은 24일 나가 25일 한국해양과학기술원장을 만나 울릉군이 3억원(울릉군지방세 30%)을 지원하는 울릉도·독도해양과학기지예산을 정부가 지원하도록 협의하기 위해서였다. 또 26일에는 자매도시 포항서 처음 개최된 포항시·울릉군 공동 독도전시회 개막식 참석, 27일에는 동해시장과 씨스포빌 회장을 만나 경북도가 겨울철 여객선에 유류대를 지원하는 것처럼 동해시도 겨울철 씨스타 7호가 운항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이후 28일에는 정성환 의장, 남진복 도의원과 함께 경북지사, 도 교육감을 찾아 체육관 건립, 울릉교육청 통합배제 문제를 논의키로 했었다.

최 군수가 이처럼 출장기간을 길게 잡은 이유는 기상이 좋은 날을 택한 것이다.

이번 기회가 아니면 가을철과 겨울철에는 출장을 갔다가 육지에서 발이 묶일 공산이 컸기 때문이다. 열심히 일하려다가 육지에 발이 묶이는 사태가 일어난 것이다.

기상상황을 예보하는 기상청도 몰랐던 이번 이변에 대해 군수만 탓할 수는 없다. 이번 사태는 울릉도에 사는 사람들의 서러움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다.

울릉/kim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