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들의 습격이 더 빨라지면서 강력해지고 있다. 지구온난화를 비롯한 기후 변화와 천적 감소 등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까닭이다. 특히 말벌에 쏘였을 경우 목숨까지 잃을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말벌이 위험한 이유는 말벌 1마리가 한번 쏘는 독은 꿀벌 15마리가 쏘는 독의 양과 맞먹기 때문이다.

말벌은 공격성도 강해 벌집을 건드리면 집단적으로 사람을 공격하는 특성도 있다.

말벌이 여름에 극성을 부리는 이유는 번식이 가장 왕성할 시기여서다. 말벌의 번식기는 4월부터 초가을까지만 날씨가 무더운 8·9월에 가장 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말벌의 집터가 도심까지 진출한 점도 사고가 많아지는 이유다.

주택가 처마 밑의 경우 직사광선과 비를 피할 수 있고 천적인 참새와 같은 조류(鳥類)도 산에 비해 적은 것은 물론, 먹이를 구하기도 쉽다.

경북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6일까지 경북의 각 소방센터에서 벌에 쏘인 환자를 이송한 건수는 모두 15건(17명)으로 나타났고 제거한 벌집은 125개로 조사됐다. 지난달에는 44명이 벌에 쏘였고 벌집 171개를 제거했다고 소방본부는 밝혔다.

벌떼의 왕성한 활동이 예년보다 20여 일 정도 앞당겨진 것이다. 소방당국은 올해 짧은 장마로 인해 무더위가 더 빨리 찾아오면서 벌의 개체수가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상주소방서의 벌집제거 활동도 2006년 39건에서 2007년 91건으로 늘었고 올해도 이미 24건을 제거했다.

이에 따라 경북도는 벌과 관련한 안전사고에 대비해 도내 120개 119구급대에 항히스타민제(벌침 알레르기 반응 억제제)와 생리식염수 등 필수 의약품 및 장비를 일제히 점검토록 하고, 환자 발생시 생체징후에 따라 적극적으로 대처토록 지시했다.

경북소방본부 관계자는 “벌떼가 기승을 부리는 8∼9월에 등산이나 벌초작업 등을 할 때는 벌을 자극하는 향수와 화장품, 밝은색 계통의 옷을 피하고 긴 소매 옷을 입으며 실수로 벌집을 건드렸을 때는 낮은 자세로 벌이 물러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며 “주택가 등에서 벌집을 발견했을 때는 이를 직접 제거하려 하지 말고 119에 신고해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상주소방서 관계자는 “개인안전을 위해 뿌리는 살충제 등을 지참하고 벌에 쏘였을 때는 뛰거나 빨리 움직이는 등 벌을 자극하는 행동을 삼가해야 한다”며 “말벌의 독은 알칼리성이므로 쏘였을 때는 빨리 손톱이나 신용카드 등으로 침을 제거한 후 식초나 레몬쥬스를 바르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문석준·곽인규기자

    문석준·곽인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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