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두한<br /><br />대구·경북부
▲ 김두한 대구·경북부

최근 청주시농업기술센터가 울릉도에서 자생하는 대표적인 나물인 명이나물(산마늘)과 섬쑥부쟁이 재배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참 황당한 일이다. 먼저 명이라는 말은 다른 지역에서 쓰면 안된다. 산마늘이라고 해야한다. 또 섬쑥부쟁이라는 명칭도 울릉도에서만 생산되는 쑥부쟁이에 붙여진 이름이다.

이들 식물은 육지에서도 울릉도의 명이와 성분이 엇비슷한 산 마늘이 과거부터 자생되고 있다. 쑥부쟁이에 `섬`자가 붙여진 것은 울릉도에서 자생된 것을 뜻한다.

우선 울릉도 명이는 울릉도에서 생산되는 산 마늘에 붙여진 이름이다. 겨울철 눈이 많이 와서 먹을 것이 없자 명이를 채취, 땅 밑에 마늘처럼 생긴 뿌리는 말려서 떡 등 음식을 해먹고 줄기는 그냥 먹거나 물김치를 담아 먹었다. 먹을 것이 없는 겨울과 봄철을 넘어오면서 허기진 배를 채워 명을 이었다 해서 명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따라서 육지에서 생산되는 산 마늘에 `명이`라는 이름을 붙여 부르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명이는 눈이 많이 내리는 울릉도 겨울철에 명을 이어준 산나물로 울릉주민들에게는 생명을 이어준 보물이다. 과거 명이는 지금처럼 잎만 먹는 것이 아니라 뿌리는 마늘처럼 굻고 줄기도 어른 엄지손가락 크기로 다양하게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

육지 비닐하우스에서 재배된 산마늘과 쑥부쟁이에 `명이` 또는 `섬쑥부쟁이`란 이름을 사용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그런데 육지 비닐하우스에 재배한 산나물을 소개하면서 “명이 나물은 울릉도가 원산지로 신경쇠약, 심신안정, 스트레스 해소에 효과적이며 소화 촉진으로 장을 활발하게 하고 다이어트 등에 효과가 있어 호텔이나 고급식당 등에서 주로 이용하는 고급 나물 중의 하나다”고 홍보하고 있으니 기가 찰 노릇이다.

울릉도에서는 비닐하우스를 할 수 없다. 눈이 연간 3~5m 내리는데 비닐하우스가 온전히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자연의 맑은 공기와 세찬 바람, 눈보라를 견디며, 눈속에서 자란 명이는 비닐하우스에서 생산되는 산 마늘과 생육환경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그러니 성분 역시 울릉도 것과 같을 수 없다. 육지 하우스에서 재배된 식물을 마치 울릉도에서 자생된 것처럼 소비자를 현혹하고 있다.

울릉/kim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