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요즘 자꾸 `과거`를 생각나게 한다. 세종대왕 시대의 한·중관계를 보여주는 TV사극 `장영실`이 방영되는 때라 그 굴욕의 역사가 더 생생하다. 왕의 등극은 물론 천문연구까지 승인을 받아야 했던 그 제후국의 서러움을 21세기 경제대국이 된 지금까지 반추해야 하는 역사적 운명이 한스럽다. 한국에 미국 사드를 배치하는 일을 두고,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칼춤 공연을 하는 척하면서 유방을 죽이려 한다”는 삼국지의 일을 들어 시비를 걸더니, 주한 중국 대사도 야당 대표를 겁박했다.

1636년 청태종은 `조선 길들이기`에 나섰다. 인조(仁祖)는 남한산성에서 50여일을 버티다가 식량이 떨어져 항복을 했고, 11개조의 항복문서에 서명했다. “조선은 청에 대해 신하의 예를 행할 것” “왕의 장남과 차남과 대신의 아들을 볼모로 보낼 것” “성곽을 새로 쌓거나 보수하지 말 것” 등인데, 요즘 가장 뼈아프게 여겨지는 조항이 “성곽 보수 신축 금지” 항목이다. 조선이 자체 방어력을 키워가는 것을 허락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사드는 한국의 방어력을 보완하는 무기인데, 지금 중국정부는 이를 묵과할 수 없다고 한다. 그들은 한국을 아직 `병자호란때의 조선`으로 취급하는가 싶어 억장이 무너진다.

사드 한국 배치문제를 놓고 중국은 미국과는 `대화와 협상`으로 풀려 하는데, 한국에 대해서는 `힘으로 누르기`를 한다. 왕이 외교부장과 케리 미 국무장관 사이의 담판에서 케리 장관은 한 발 물러섰다. “중국이 북핵 제재에 적극 나선다면 사드를 한국에 배치할 필요 없다. 사드 배치에 그리 급급하지 않을 것”이라 했다. 그러나 중국정부와 언론은 한국을 향해 “양국 관계는 한 순간에 파탄날 수 있다”며 경제제재로 협박했다. 그리고 국내 일부 학자는 “한·중관계가 무너지면 북한이 좋아할 것”이라며 “자존심 접고 참자” 한다.

해법은 있다. `한국형 사드`를 우리 스스로 만들면 된다. 재력도 되고 기술도 확보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권국가의 합법적 자위권 행사를 두고 누가 시비를 걸겠는가.

/서동훈(칼럼니스트)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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