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중국은 백두산 호랑이 한 쌍과 따오기를 우리나라에 선물했고, 시진핑 주석은 오는 3월 판다 한 쌍을 보내기로 했다.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가 기르게 되는데, 섬진강변의 대나무를 매일 20㎏ 정도 먹인다. 판다는 남의 눈을 피해 늘 혼자 다니기를 좋아하는데, `사육`되는 판다는 `구경거리`가 될 팔자라, 어쩔 수 없이 `적응훈련`을 받아 관광상품 노릇을 해야 한다.

중국은 13개국에 50마리 정도를 보냈는데, 북한에는 5마리나 선물했다. 보통은 한쌍이지만, 5 마리라면 `가장 중요한 국가`란 뜻이다. 시진핑 주석이 지난해 7월 한·중 정상회담때 `판다 한쌍`을 약속하자 북한이 분통을 터트렸다. 사격훈련장의 사격지(紙)에 판다그림을 붙여놓고 총탄을 퍼부었다. 한국의 국방장관이나 미군 등이 주`표적`이지만, 중국 밉다고 판다를 사격했다. 한·중 관계가 잘 되는 것이 북으로서는 엄청 배가 아프다. 그래서 중국이 아무리 핵을 말려도 듣지 않는다.

1972년 닉슨 미 대통령이 `링링·싱싱` 한쌍을 받아 동물원에 전시하자 구경꾼이 구름같이 몰렸다. 영국 히스 총리도 그것을 보고 “우리도 달라” 요청해서 받아갔고 두 나라 관계가 유화적으로 돌아갔다. 판다외교는 이렇게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다. 선물받은 판다가 죽기라도 하면 난처해진다. 일본과 중국이 센가쿠(다오위다오)문제로 갈등할 무렵, 일본에 온 판다가 새끼를 낳자, 도쿄 지사가 이름을 `센센`이나 `가쿠 가쿠`로 짓자고 해서 중국인들을 신경질 나게 만들었다. 판다를 선물받은 지도자들 중에서 바로 실각하는 경우도 많아 `판다의 저주`란 말도 생겼다.

중국은 한국에 미군 사드가 오는 것을 두고 여러 외교경로를 통해 반대의사를 전하고 있다. 자기들은 흑룡강성 쌍압산 부근에 대형 레이더를 배치해 한반도를 감시하면서, 한국이 방어망을 보완하는 것을 격렬히 저지한다.

이 즈음에 오는 판다는 외교상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중국이 계속 오만을 부리면 “판다 보내지 말라” 통고할 수도 있다.

/서동훈(칼럼니스트)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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