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의 차우셰스쿠 전 대통령은 김일성과 형님동생하는 사이였다. `정치광신도`를 만들어 가는 체제가 같았다. 그러나 폐쇄·통제·공포정치는 오래 가지 못 했다. 국민들이 자각을 하게 되면서 시민혁명에 의해 1989년 12월 25일 차우셰스쿠 부부는 총살을 당했고 그 시체는 겨울 길바닥에서 얼었다.

북한의 한 외교관이 그 꼴을 보고 무심히 한 마디 내뱉었다. “김일성 주석도 저렇게 되면 어쩌지?” 그 말은 고자질꾼에 의해 바로 북한 당국의 귀에 들어갔고, 그는 서둘러 탈북을 해야 했다. 그가 바로 국정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 고영환씨다. 수시로 TV에 나와 북한의 실상을 폭로하는 그에게 최근 북한 정찰총국이 암살지령을 내렸다.

미국은 2004년 `북한인권법`을 제정, 매년 2400만 달러를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었다. 탈북자를 돕는 단체나 개인에게 200만 달러, 북한 인권과 민주주의 증진 프로그램 활성화에 200만 달러, `미국의 소리 방송`과 `자유아시아 방송` 지원에 200만 달러를 지출할 수 있게 됐다. 일본도 북한인권법을 제정해서 시행하고 있는데, 한국은 11년이 넘도록 국회에 발이 묶여 있다. 북한 당국의 심기를 건드릴 것을 염려하는 세력들이 가로막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 행정부는 최근 연간 1천만 달러를 `북한 인민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 지출키로 했다.

정보통제와 거짓말과 강압으로 통치하는 정치체제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실상 정보`이다. 외부세계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북한 집권층이 무슨 악행을 저지르고 있는지, 자유와 법치가 무엇인지, 한국이 어떤 모습으로 번영하고 있는지, 자신들이 얼마나 속고 살아왔는지 등등을 알 수 있도록 DVD, MP3, 휴대폰, 태블릿 등을 제공하고, 한국의 뉴스와 영화, 연속극, `소녀시대 공연` 등을 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런 실상정보는 일부 고위 부유층만 접했으나, 차츰 일반 인민들도 널리 누리게 되면, `제2의 차우셰스쿠`도 가능하지 않겠는가.

/서동훈(칼럼니스트)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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