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분단 70년에 달라진 것은 정치이념뿐 아니라 언어 또한 `남`이 돼버렸다. 한국은 `표준어`를 제정했고 북한은 `문화어`를 만들었는데 문화어 속에는 북한 각 지역의 사투리들과 `김일성이 즐겨 쓰는 말`이 상당수 포함돼 애당초 `다름`은 불가피했다. 평안도지역의 말은 그래도 제법 알아듣지만 함경도 말은 완전 외국어가 돼버렸다.

과거 삼국시대에도 3가지 언어가 있었는데, 지금도 한국말·제주도말·북한말이 다르다. 신라가 삼국을 통일했을때 가장 먼저 한 일이 `언어통일`이었다. 지금 북한궤멸론이 나오고 있고 국제사회가 `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언어는 민족혼을 담는 그릇이라 잘 보존할 필요가 있다.

수학에서 `부등식`을 `안같기식`, `유턴`을 `까부치`, `반비례`를 `거꿀비례`, `정수`를 `옹근수`, `살이 빠지다`를 `살이 까지다`, `피자`를 `종합지짐`, `서비스`를 `싹발이`, `지수`를 `어깨수`, `화장실`을 `위생실`, `도시락`을 `곽밥`으로 쓰는 등 달라진 말이 많다.

해마다 탈북 학생들이 늘어나는데, 이들은 교실에서 한국말을 잘 알아듣지 못한다.

`북한 출신 탈북 학생`들은 그래도 절반 정도는 이해하지만 중국 등 제3국에서 태어나 자라다가 한국에 온 `북한인 학생`들은 한국어 학습이 전혀 안 돼 있어서 `완전 외국인`이다.

교육부는 이런 `학습 부적응` 학생들을 위해 해마다 계획을 세워 지원사업을 해오고 있다. 만화나 동화 같은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한국 표준어` 를 가르치고, `역할극`을 통해 현실감을 높이고`북·남 사전`을 만들어 공부하고,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한국어의 뉘앙스를 체득하게 한다.

또 한국어를 전혀 모르는 `중국 출생` 학생들을 위해서는 `중국어 2중언어 강사`를 배치한다.

북한언어 속에는 중국어나 러시아어가 많이 들어 있고 한국어에는 영어와 일본식 단어가 외래어란 이름으로 상당수 포함돼 있다. 우방국 언어가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불가피한데 탈북인들을 위한 영어교육 또한 긴요하다.

/서동훈(칼럼니스트)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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