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유진<br /><br />구미시장
▲ 남유진 구미시장

공장 굴뚝과 회색연기, 각종 자재를 실어 나르는 트럭들…. 많은 사람들이 떠올리는 구미의 이미지이다.

하지만 이제는 전혀 다른 모습의 구미를 만날 수 있다.

금오산과 낙동강이 어우러지고, 도시 어디를 가나 사람과 자연이 함께 하는 건강하고 쾌적한 모습. 낙동강은 변화의 도도한 물길을 만들어냈고, 도시 곳곳은 푸르게 변했다. 지난 10년 사이에 구미 안에서 일어난 푸른 기적 덕분이다.

그 변화는 지난 2006년 7월에 시작됐다.

필자가 구미시장으로 취임한 2006년은 고유가와 부동산 경기침체 등으로 전 세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던 시기였다.

모두가 경제성장을 이야기할 때 필자는 구미의 먼 미래를 위해 당장의 경제성장보다 건강한 도시를 먼저 만들어야한다고 생각했다.

`일천만그루 나무심기운동`은 그 일환으로 추진 된 시정 최역점 사업이었다. 2006~2015년까지 10년간, 도심 곳곳에 일천만그루의 나무를 심는 장기 프로젝트였다.

처음에는 `일천만그루`라는 양적인 목표로 인한 부담감이 상당했다. 시민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모두의 우려속에서 시작된 사업이지만, 10대 사업을 정하고, 시민들과 힘을 합치니 하나하나 내실 있게 추진할 수 있었다.

시청 담장을 시작으로 관공서와 학교의 담장을 허물어 녹지공간을 확충하고, 도로변과 철로변에는 나무를 심어 도시숲을 조성했다.

구미의 대표관문인 구미IC에도 소나무, 배롱나무, 메타세콰이어 등을 심어 새롭게 꾸몄다.

기업체, 시민단체, 각 가정에서는 헌수와 기념식수로 동참해 주었다.

그동안 헌수와 기념식수가 각 161건, 1만5천977건으로 금액만 12억3천600만원에 달했다.

이렇게 구미에 터를 잡은 많은 기업체와 기관·단체 등 구미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일천만그루 나무심기운동`은 단순한 나무심기 운동을 넘어 삶의 질을 높이는 시민운동으로 확산되어 갔다.

이러한 노력으로 구미는 봄·여름이면 도시 곳곳이 녹색 물결로 넘실거리고, 가을이면 색색의 낙엽이 거리를 수놓는다.

또 2014년 산림청이 주관하는 `녹색도시 우수사례 공모`에서 전국 1위(최우수) 수상 등 총 7차례 우수기관상 수상이라는 값진 결과를 안겨주었다.

특히, 인동 도시숲과 송정 철로변 도시숲, 도리사 진입로는 2012년 산림청의 `한국의 아름다운 가로수 62선`에 선정돼 구미시의 새로운 명물 거리가 되었다.

이제 구미시민들은 “나무를 심어 도시가 변화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녹색도시를 만들겠다는 우리의 꿈이 이루어졌음을 말이다.

이젠 구미를 찾는 외지인마다 “구미가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을 가지고 있는지 몰랐다”, “산업도시인데도 자연이 건강해서 인상적이었다”라는 말들을 한다. 10년 전과 다르게 구미전역이 쾌적한 녹색환경으로 바뀌어 가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

지난 4일 10년의 대장정을 완료하고, 시민들과 함께 달성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날 시민들과 10년간의 대장정에 대한 노력을 기념하고, 꽃씨가 들어있는 풍선을 하늘에 날리며 `제2 일천만그루 나무심기 운동`의 시작을 알렸다.

`제2 일천만그루 나무심기 운동`은 기존 관의 주도에서 시민이 중심이 되는 민간주도 방식으로 추진된다.

사마천 사기 `화식열전`에 “1년을 대비하려면 곡식을 심고, 10년을 대비하려면 나무를 심어라”는 말이 나온다.

구미에 푸른색을 입힌 시책들은 단순히 10년, 20년을 보고 한 것이 아니다. 100년, 200년 미래를 위한 일이었다.

이제 겨우 그 초석이 다져진 것이라 생각한다. 한 그루의 나무가 천만그루의 나무가 되었듯이, 머지않아 보다 건강하고 쾌적한`세계속의 명품도시, 구미`의 모습이 완성될 것이다. 43만 구미시민이 만들어 낼 또 한 번의 푸른 기적, 그 힘찬 여정은 이미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