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락현 자치행정2부

김천시는 본지가 `김천공무원 비리 검찰수사`기사 <본지 2월 6일, 9일자 4면 보도>를 보도했다는 이유로 신문광고비를 집행하지 못하겠다고 기자에게 밝혀왔다.

말로만 듣던 언론 길들이기 행태를 기자 생활 13년차만에 경험하게 된 것이다.

김천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기자님은 김천에 출입한지 아직 얼마 되지 않아서…”라며 말을 흐리기에 좀 더 솔직히 말해달라고 하자 그제서야 속내를 털어났다.

“저번에 비서실 직원이 검찰에 검거될 때 기사를 좀 내지 말아달라고 부탁했었는데, 거절하면서 기사를 썼었고, 그것도 두번이나 썼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그의 말을 나름대로 종합하면 “김천에 온지 얼마 되지도 않은 기자가 쓰지 말아달라고 부탁한 기사를 그것도 두 번씩이나 썼기 때문에 신문광고비를 줄 수 없다” 뭐 이런말인 것 같다.

그의 말대로 기사를 썼다. 두번이나 썼다. 내 직업이 기자이기 때문에 썼다. 그게 잘못된 건가?

기자가 없는 이야기를 지어낸 것도 아니고, 사실 있는 그대로의 일을 기사화 했는데 그게 뭐가 문제인지….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어처구니 없다. 아직도 광고비로 언론을 어떻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지차체가 있다는 사실이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더구나 국가균형발전 특별법에 따라 수도권 공공기관이 이전하는 혁신도시가 건설되는 김천에서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을까?

제발 혁신도시라는 타이틀이 아깝지 않게 행동하길 바란다.

한 유명 예술가는 “아픈 상처는 빨리 치료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상처가 곪아터져 생 살까지 도려내야 할지 모른다”고 했다.

지금 김천시가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는 말이다.

비리 공무원이 적발된 사실을 숨기기에 급급해 하지 말고, 떳떳이 그 사실을 알리고, 다시는 그런 비리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자신들의 아픈 치부를 드러낸 기자에게 화풀이 할 것은 더욱이 아니다.

그래도 이것 하나는 김천시에 고마움을 느낀다.

10여년 동안 너무나 바쁘게 살아 잠시 잊고 있던 언론인의 사명감을 다시 깨우쳐 준 것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감사하다.

앞으로 더 열심히 기자로서의 삶을 살아야겠다. 이번과 같은 상황에 굴하지 않고 말이다.

김천/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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