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가 사찰 개 쇠파이프로
왼쪽 눈 실명 등 평생 장애
반성커녕 “나머지 2마리도”

▲ 지난해 12월28일 오후 9시께 포항시 북구 흥해읍 곡강1리의 한 사찰에서 폭행을 당해 왼쪽 눈 실명 등 중상을 입은 진돗개 단비가 응급치료를 받고 있다. /동물사랑실천협회 제공

쇠파이프로 진돗개를 때려 왼쪽 눈 실명 등의 중상을 입힌 50대 남성이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14일 포항북부경찰서는 지난해 12월28일 오후 9시께 북구 흥해읍의 한 사찰에서 이웃 A씨(51)가 진돗개를 2m 상당의 쇠파이프로 폭행해 심각한 상처를 입힌 혐의(동물보호법 위반)로 입건됐다고 밝혔다. A씨는 이후 지난해 12월31일 대구지검 포항지청으로 송치됐다.

세상에 태어나 고작 6개월 만에 폭행을 당한 숫컷 진돗개 `단비`의 왼쪽 눈은 실명된 상태이며, 목뼈와 턱 골절 등으로 장애를 안고 살아가야 하는 처지에 놓인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더 안타깝게 하고 있다.

현재 단비는 서울의 한 연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최근에서야 겨우 정신을 차리고 밥을 조금씩 먹을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견공에게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긴 정씨는 전혀 뉘우치지 않는 태도를 보여 많은 이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견공의 주인이자 절의 주지인 J스님은 “단비는 목줄로 개집에 묶여 있는 상태였으며 온순해 잘 짖지도 않는 개였다”며 “하지만 오히려 `벌금 1천만원을 내고 남은 진도견 2마리도 죽여 버리고, 절을 끝까지 괴롭히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고 말했다.

동물사랑실천협회와 이같은 사실을 알게 된 이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동물사랑실천협회 박소연 대표는 “단비는 현재 눈 한쪽이 실명돼 적출해야 할지도 모르며 이빨이 다 빠져 음식을 제대로 먹을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이런 끔찍한 짓을 저질러 놓고도 전혀 반성하지 않는 사람은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처럼 안타까운 사건은 13일 다음 아고라에 `포항시 백구 쇠파이프 학대 사건, 서명받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돼 알려지게 됐으며, 정씨가 여전히 죄를 뉘우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함께 알려지며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윤경보기자 kbyoon@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