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이송 중 60대 사망
유가족 “20여분이나 지체 차라리 택시 탔더라면… ”
소방서 “주소검색 안된 탓”

119구급대의 출동 지연으로 인해 소중한 생명이 숨졌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석모(61)씨는 가족 및 친지와 함께 신년회를 한 뒤 지난 1일 새벽 3시께 포항시 남구 송도동 H빌라로 귀가해 쓰러졌다. 가족들은 새벽 3시11분께 119로 신고를 했고, 석씨의 아들과 조카에게 전화를 걸어 이같은 사실을 알렸다. 아들과 조카는 택시를 타고 10여 분이 채 지나지 않아 도착해 심폐소생술을 실시했고 나머지 가족들은 119구급대가 길을 찾지 못할 것에 대비해 흩어져 기다렸다. 하지만 20분이 지나도록 구급차는 도착하지 않았고, 25분을 채우고 나서야 겨우 도착, 3시40분께 인근 병원 응급실로 이송했다.

하지만 가족들은 담당의사로부터 병원 도착 전 석씨가 이미 숨을 거뒀다는 얘기를 듣고 오열했다.

가족들에 따르면 포항북부소방서와 송도사거리는 불과 1.6㎞로 차량 통행이 많지 않은 새벽시간에는 4분이면 충분히 도착할 수 있는 거리. 하지만 이날은 이보다 20여 분이나 늦어버린 것이다. H빌라에서 이송된 병원까지의 거리는 2.2㎞로 소방서와의 거리보다 0.6㎞가 멀다. 하지만 당시 불과 4분여 만에 병원에 도착한 점을 감안하며 출동 구급대의 골든타임은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석씨의 유가족들은 “차라리 택시를 타고 갔었더라면 아버지를 살릴 수도 있었는데 하염없이 구급차만 기다렸던 것을 뼈저리게 후회한다”며 “구급대원들은 평소 4분 정도면 도착할 거리를 25분이나 걸려 도착해놓고서도 `길을 몰랐다`는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포항북부소방서 관계자는 “출동이 14분 가량 늦었던 것은 사실이다. 대구의 본부 상황실에서 출동지령이 늦게 하달됐으며 내비게이션에 정확한 주소가 검색되지 않아 다른 빌라로 가게 돼 시간이 지체됐다”고 일부 사실을 인정했다.

한편 석씨의 유가족들은 지난 2일 경상북도 소방본부에 당시 출동 대원 3명과 포항북부소방서 등에 대한 감찰을 의뢰했다.

/윤경보기자 kbyo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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