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부환 유럽경제문제연구소장

미텔슈탄트(Mittelstand)는 중간 혹은 중류계급을 뜻하는 의미의 독일어로 중소기업을 일컫기도 한다. 독일에는 소리 없이 세계시장을 석권하는 중소기업들이 너무나 많다. 그래서 미텔슈탄트는 경우에 따라 한 우물만을 파면서 장인정신으로 무장된 중소기업들의 혼(魂)이나 정신을 상징하기도 한다. 중소기업은 경제성장의 허리에 해당할 만큼 독일의 탄탄한 경제력은 중소기업에서 비롯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독일을 글로벌 제조 강국으로 발 돋음 하게 만든 원동력도 중소기업, 바로 이러한 강소기업들에 의해 비롯된 것이다.

“국제 비즈니스(당시는 교역으로 표현)의 역사는 곧 국가나 지역문화에 대한 이해로부터 시작된다” 일찍이 프랑스 계몽사상가 몽테스키외(1689~1755)가 한 말이다. 해 묶은 이야기 같지만, 이 말은 지구촌이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여 있는 지금도 여전히 진가를 발휘하고 있으며 독일 및 서유럽의 중소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자유분방한 프랑스인, 합리적인 독일인…. 우리에게도 이젠 낯설지 않은 표현이다. 혹자는 이런 표현을 두고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선입견에 따른 것이라는 이유로 쉽게 무시해 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가볍게 넘겨버릴 문제만은 결코 아니다.

프랑스와 독일은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나라로 수시로 왕래까지도 잦은 나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정기적으로 양국의 관련협회나 단체 그리고 지방정부 등에서는 자국의 중소기업들에게 매끄러운 비즈니스를 위해 참고해야할 축적된 문화정보를 꼼꼼히 짚어준다. 개략적이긴 해도 그러한 문화정보는 상대 기업들이 생산할 제품이미지와 성능까지도 가늠해 볼 수 있는 잣대로도 활용된다.

독일이 보는 프랑스인들은 다음과 같다. 때문에 다음 사항을 참고하면서 프랑스 기업들과 비즈니스에 임할 것을 당부한다. 물론 프랑스인들의 성향도 지역별 편차가 있지만, 몽땅 그려서 그렇다는 얘기다.

감동을 잘하는 로맨티스트들이고 자유분방하다. 탁월한 유머감각에 다소 급한 편이고 나름대로의 예의를 중시하는 성향이 강하다. 따라서 다음 사항을 참고하라며 다시 세분화시키다. 비즈니스 상대인 프랑스인들과 프랑스에서 식사를 할 때는 레스토랑 문 앞에서부터 예의를 갖춰야 한다. 설령 자기가 식사를 초대하는 입장이더라도 레스토랑 안에서 먼저 좌석을 권해서는 안된다. 경험 많은 종업원이 안내하는 좌석에 앉아서 협상을 하는 것이 예의다. 협상에 들어가서는 `위- 메`(oui - mais, Yes - But)화법의 원칙을 철저히 고수해야 한다. 감상적인 프랑스인들에게 협상 도중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표정관리를 해야 한다. 무조건 `예`라고 대답해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한 뒤, 한 박자가 지난 다음에 `그러나`라고 반박하는 것이 좋다. 정열적이고 유머감각이 탁월하기 때문에 강하게 제스처를 쓰는 것이 효과적이다. 찰나적인 유머도 좋다. 그러나 깊이 있고 품위 있는 유머라면 쉽게 프랑스인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 프랑스인들의 장점에 대해 적극적으로 칭찬하라. 하지만 약점은 절대로 건드리지 말라. 특히 유럽에서 `경제 강국은 역시 독일이다`는 식의 이미지가 풍기는 대화는 금물이다. (독일에 대한 프랑스인의 콤플렉스는 예상외로 심각할 수도 있다는 뜻). 다소 다혈질적이고 결정을 빨리 하는 프랑스인들이지만 협상에서 지나치게 서두르는 인상을 주지 말 것. 지나치게 완벽하거나 심사숙고하는 모습을 보이지 말 것. 하지만 프랑스인들도 어릴 때부터 유럽에서 어느 나라 못지않게 논리적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는 것을 기억할 것 등이다.

마침 경북도에서도 경북 경제의 활력과 경쟁력 제고를 위한 `중소기업 창조 비타민 프로젝트` 추진전략 육성 방안을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는 그간 자금지원 위주 정책으로 생산성 향상 R&D 등 중소기업 핵심역량 강화 지원이 미흡함에 따라 이를 개선하려는 목적으로 추진하는 `경북형 강소기업 육성책`이기도 하다.

경북의 경제를 위해 당연히 추진돼야 할 장기적인 정책이기도 하다. 훗날 경북의 강소기업들과 거래할 해외 파트너들에게 던져질 경북의 이미지는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