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한식 제2사회부

`9 대 6`. 아마도 프로야구 경기의 결과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는 경기 스코어가 아닌 민의의 전당이라고 불리는 기초의회에서 다섯차례나 기록한 수치다.

`9 대 6`은 경산시의회 제7대 전반기 의장단 선출을 위한 제166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줄기차게 나온 수치로 의장, 3석의 상임위원장, 부의장(?) 선출과정에서 반복을 거듭했다. 비록 부의장 선거에서는 9 대 5라는 결과가 나왔지만, 무효처리 된 1표도 결국 6을 위한 표였다.

이 결과를 두고 화합된 힘으로 시민의 행복한 미래를 책임져야 할 제7대 경산시의회에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했다” “보이지 않는 먹구름이 끼었다”는 등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지방의회 의장단은 기초의원이라면 누구나 한 번은 맡아보고 싶은 자리다. 하지만 15명의 경산시의원 전원이 의회 개원 후 제일 처음 행사한 권리가 일명 `짜고 치는 고스톱`이란 오명을 쓰게 된 것은 반길만한 일이 아니다.

신성해야 할 민의의 전당이 이러저러한 오명이 얼룩지는 것은 이제는 청산돼야 할 구시대 유물이다. 당권을 잡고자 총선과 대권에서 승리하려고 물불을 가리지 않는 행태가 만연하고 있는 게 현실이지만 지역민과 가장 가까이 있는 지방의회에서는 사라져야 마땅하다.

이번 의장단 선거에서 5명의 시의원이 전반기 의장단에 포함됐지만 3선의 의원도, 재선의원도 새누리당 소속이 아니라는 이유로 철저하게 배제됐다.

경산시의원은 소속 정당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닌 경산시민을 위해 있는 것이다. 선거과정에서야 당선에 유리한 면을 차지하려고 정당의 공천을 받고 비례대표로 의회에 입성했지만 시민을 위해서는 시의원도 한 명의 시민으로 돌아와야 한다.

제7대 경산시의회를 개원한 시의원들은 시민을 위해 봉사하고 모든 것을 하겠다는 의원선서를 하며 각오를 새롭게 다졌겠지만 앞으로 다룰 수많은 사안과 조례안에 대해 지금의 분위기가 지속한다면 `반대를 위한 반대`가 나올 수 있다는 기우가 생긴다.

이제 전반기 의장단 선출을 위한 선거도 끝났다. 이 과정에서 생길 수도 있고 생긴 앙금은 시의원들이 시원하게 털어버리고 시민을 위한 시의원으로 돌아오기를 기대한다.

경산/shs1127@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