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운하서 포항 미래를 묻다

▲ 포항운하통수식 전

포항시는 지난해 11월 2일 포항운하의 통수식을 갖고 운하시대의 막을 열었다.

지난 40년간 단절됐던 형산강과 동빈내항에 생명의 물길을 잇는 프로젝트인 포항운하는 전국 최초의 도심 속 관광·레저형 운하를 표방하고 있지만, 수변 시설의 부족, 소규모·인공적인 운하라는 한계점과 함께 각종 문제점도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다.

통합관리부서의 부재, 하수의 유입, 상업지 매각문제 등이 운하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포항시가 지난 1월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주변 명소와 연계한 관광개발(32.7%), 대중교통과 주차시설 등의 교통편(25.4%), 수변공원 시설개선(24.0%), 홍보 및 정보제공 (8.0%) 등이 포항운하의 개선점으로 지적됐다.

그러나 통수 6개월 만에 관광객이 40만명을 돌파하고 특히, 지난 3월 1일부터 정식 운항을 시작한 포항운하 리버크루즈와 관광유람선은 평일에 하루 평균 7~800명, 주말에는 평균 1천500여명이 찾고 있어 인지도 측면에서는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또한, 운하 구간에 철새가 날아들고 물고기떼가 몰려드는 등 환경적으로도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성과를 드러내고 있다.

■ 글 싣는 순서

① 포항운하 발자취
② 포항운하의 현재
③ 국내 최초 경인운하
④ 경인운하 운영 현황
⑤ 프랑스 파리 생마르탱 운하
⑥ 프랑스 도시계획 전문가 진단
⑦ 포항운하의 문제점
⑧ 포항운하의 발전 방향

작년 11월 포항운하 통수… 40년 단절 물길 이어져
물색깔 바뀌고 악취 사라지자 물고기·철새떼 몰려
주말마다 1천500명 배 타고 유람… 낚시꾼들까지
수변시설 부족·소규모 인공운하 한계도 드러내

□ 포항운하 통수

7년여 간의 준비 끝에 포항운하는 지난 2013년 11월 2일 통수식을 갖고 40여년만에 막혔던 물길을 하나로 합쳤다. 동빈내항과 형산강 사이에 포항운하를 건설함으로써 동빈내항 정체 수역의 수질을 개선하고 지역상권 회복과 도시재생, 관광활성화 등 환경도시를 실현하기 위한 변화의 첫걸음을 내디딘 것이다.

이날 통수식에 참석했던 이병석 국회 부의장은 “전국 최초로 도심 속 물길을 여는 통수식을 개최한 것은 포항사람만이 할 수 있는 역사적인 일”이라며 “통수식은 탈산업화를 여는 해양 관광도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임기 동안 포항운하사업을 주도했던 박승호 당시 포항시장도 “7년 공기를 마치고 모습을 드러낸 포항운하는 역사적인 의미와 함께 철강도시를 넘어 환동해 도시로서의 도약을 마련하는 순간”이라며 벅찬 감정을 전했다.

▲ 통수식 후
▲ 통수식 후

□ 포항운하의 존재 이유, 수질 개선

포항운하의 단 하나의 목적을 꼽으라면 수질 개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포항운하는 사업구상 때부터 기존 물길의 복원으로 동빈내항에 정체돼 오염된 수질을 개선하는 것이 원래 목적이었다. 통수식 이후 초반 포항운하의 수질은 눈에 띄게 개선됐으며 이에 따라 수중 생태환경 조성에도 청신호를 켰다.

가장 먼저 수질개선의 조짐을 나타낸 것은 물 색깔의 변화였다.

통수식 하루 전까지만 하더라도 동빈내항의 물은 흐름이 전혀 없이 시커먼 색을 띠고 있었지만 통수 이후 며칠 만에 해당 지역은 물길의 흐름으로 인해 물결이 일렁이고 물 색깔도 검은빛이 완연하게 사라진 모습을 보였다.

매일 약 3만t의 형산강 물이 운하를 통해 동빈내항으로 유입돼, 정체된 물을 순환시키고 바닷물과 합쳐져 살아 숨 쉬는 자연환경을 만들면서 수질 개선은 물론 악취감소에도 큰 효과를 보인 것이다.

각종 생태 환경도 긍정적인 모습들이 관찰됐다. 생명의 물길이란 이름에 걸맞게 포항 운하의 준공으로 생태계가 복원되며 새로운 생명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 전국 최초의 도심운하를 통해 들어온 형산강의 물길을 타고 옛 모습으로 재현된 어선이 시민들의 환영을 받으며 퍼레이드를 펼치고 있다.                                            /이용선기자
▲ 전국 최초의 도심운하를 통해 들어온 형산강의 물길을 타고 옛 모습으로 재현된 어선이 시민들의 환영을 받으며 퍼레이드를 펼치고 있다. /이용선기자

숭어로 보이는 물고기 떼 수백 마리가 출현했고 황어와 장어, 각종 치어 등이 포항운하 물속에 노니는 모습이 자주 나타났다.

물고기가 모이자 낚시꾼들도 모였다. 특히 저녁 무렵에는 운하를 구경하는 시민들과 낚시를 즐기는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지난 1월에는 러시아의 북쪽 및 북동쪽, 북미의 캐나다, 알래스카 등에 분포하는 철새 아비가 포항운하 주변에 나타났고 뿔논병아리, 논병아리 등 도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철새들의 모습도 간간이 포착됐다.

포항시 관계자는 “철새와 물고기가 이렇게 이른 시일 안에 포항운하를 찾을 것이라고는 솔직하게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며 “형산강 물이 포항운하로 흘러들어와 40여년 동안 막혔던 동빈내항의 물과 합쳐져 수중 자연환경이 되살아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 크루즈·해양공원 조성·상업지구

운하의 원래 목적이 수질 개선이었다면 포항운하 크루즈는 관광 활성화의 신호탄이었다.

㈜포항크루즈는 포항운하의 개통과 함께 도심재생과 지역의 관광자원 활성화를 위해 지역 기업인들이 공동 출자한 사회적 기업으로 1명의 대표이사와 포항상공회의소 회장이 추진위원장으로, 지역기업인 9명이 추진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21t급 연안크루즈(46인승) 1대와 1.7t급 리버크루즈(17인승) 4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6명의 선장과 7명의 직원이 연안크루즈 일 8회, 리버크루즈 일 10회 운항한다.

코스는 형산강선착장~포항함체험관~포항수협앞~송도해수욕장을 40분간 돌아오는 A코스(8㎞)와 선착장~죽도시장을 30분간 왕복하는 B코스(6㎞)로 나눠져 있다.

사회적 기업이라는 취지에 맞게 크루즈 운항을 통해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고 수익금 일부를 사회에 환원함은 물론 지역 내 은퇴자와 저소득층을 비롯해 장애인과 다문화가족을 채용하는 등 지역의 일자리 창출에 노력하고 있어 공익적인 성격으로 지역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동빈내항에 건설 중인 부력식 해양공원도 포항운하와 어우러져 `해양관광도시 포항`의 이미지를 굳건히 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해양공원 조감도
▲ 해양공원 조감도

해양공원은 오는 2016년 완공을 목표로 송도동 동빈내항 일원 9천90㎡ 면적에 광장, 음악 분수, 파고라수변공원 등 항만 친수시설을 조성하는 포항구항지구 연안 유휴지 개발사업으로 5년간 총 사업비 100억원(국비 70억원, 지방비 30억원)이 투입되는 프로젝트다.

이 친수시설은 가벼운 부유물질 외부에 콘크리트를 덮어씌우는 `폰툰(pontoon)` 방식으로 제작되는 `국내 최초의 부력(浮力)식 해양공원`이며 이 해양공원이 완공되면 기존 포항운하와 어우러져 지역주민과 방문객들에게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는 관광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포항운하 주변 상업지구도 일괄매각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는 있지만, 계획대로 매각이 이뤄진다면 포항운하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줄 예정이다.

매각되는 토지는 모두 28필지 3만3천㎡로 휴양시설(숙박) 2필지 8천365㎡와 유희시설(워터파크 및 편익시설) 1필지 7천593㎡, 특수시설(테마파크 및 편익시설) 1필지 2천826㎡, 편익시설(수변상가) 24필지 1만4천660㎡이다. 공급은 1순위의 경우 공급토지 28필지 전체를 일괄로 매수할 자를 우선하고 2순위는 1순위 신청자가 없으면 대형 7개 블록을 블록별로 매수할 자, 3순위는 2순위 공급 후 잔여 필지를 대상으로 필지별로 공급할 예정이다.

■ 포항운하 시설물 현황

수로 : 길이 1.3㎞, 폭 15~22m
친수공간 : 5만26㎡(데크, 인조화강블럭 등)
교량 : 송도교, 송림교, 해도교
보행교 : 2곳
조경시설물 : 교목 621주, 관목 2만9천380주,
막그늘 9곳, 분수 3곳
선착장 : 형산강 고수부지 14선석, 포항운하 5선석
홍보관 : 지하 1층 지상 4층 연면적 2천721㎡
수문 : 해도교수문 2조, 동빈수문, 유출수문 6조
전기시설물 : 가로등, 공원등 및 경관조명 등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작성된 것입니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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