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두한 제2사회부

최근 북한 어선이 울릉도 0.5마일 해상까지 들어와 주낙(연승어업)어업으로 고기를 잡던 어선에 접근해 엔진 유류를 요구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지난달 31일 울릉도 인근 해상에서 표류 중이던 3명의 북한 인원을 경비함정이 구조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내용은 사실과 전혀 달랐다. 북한선박이 표류한 것이 아니라 자력으로 조업 중이던 울릉수협 소속 어선 S호에 접근했다는 것.

울릉도 근해에서 조업하던 Y씨는 “멀리서 시커먼 배가 다가오길래 중국어선인 줄 알았다. 그 배에 탄 사람이 `선장동무 기름 좀 달라`고 북한 말투로 이야기하길래 놀라 조업을 중단하고 간신히 빠져나와 해경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통일부가 “표류하던 북한어선을 해경이 발견, 구조했다”고 발표한 것은 동해 경비에 구멍이 뚫린 것을 감추려는 심산으로 보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흐지부지 넘어갈 일이 아니다.

이들은 북한의 모 사업소 소속 어부들로 지난달 28일 청진 지역에서 출항했다고 통일부가 발표했다. 지난달 31일 해경에 붙잡히기까지 최소 2~3일 동안 남한의 동해에 머문 것으로 보여 해군, 해경 해상경비에 완전 구멍이 뚫렸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속력이 느린 작은 북한 선박이 자력으로 울릉도 인근까지 오는데 해군이나 해경에게 잡히지 않았다는 것이 울릉도 주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시속 40~50노트로 달리는 보트형 쾌속 북한선박이 울릉도에 잠입하고자 한다면 아무런 장애없이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동해상이 이렇게 구멍이 뚫려 있는데 울릉도 주민들이 어떻게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을까. 이번에 뚫린 해상 경비에 대해 관련자들의 엄중한 문책과 함께 같은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경계가 필요하다.

울릉도에서 동해 전체를 탐지하는 해군 레이더 기지는 물론 공군레이더 외에서 의심선박 및 비행물체를 감지는 부대가 있다. 이들은 이날 무엇을 했는지 철저히 살펴봐야 할 것이다.

울릉/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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