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회마을 부용대 안전구조물 없어 `아찔`
주말 수천명 관광… 수년전 추락 사고도
문화재청, 원형훼손 우려 현상변경 불허

▲ 지난 8일 부용대 정상에서 접근금지용 토석벽을 넘고 하회마을 전경을 바라보는 관광객들의 모습이 아찔하다. 이들이 서있는 곳에서 불과 1m 앞은 바로 64m 아래의 수직 절벽이다. /권기웅기자

속보=승선정원 초과 등 하회마을 목선 안전운항 지적<본지 4월29일자 4면 등 보도>에 이어 해발 64m 수직 절벽이 펼쳐진 하회마을 부용대(芙蓉臺) 주위에 관광객들의 안전을 위한 구조물 설치가 시급하다.

부용대는 만송대에서 강을 건너 옥연정사를 지나면 하회마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이곳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후 체험 관광코스로 인기를 끌면서 주말마다 수천여명의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부용대 정상 주위로 150여m 가파른 절벽. 이곳 주위로 강 아래를 내려다보기만 해도 아찔하다. 40m에서 최고 60여m에 이르는 절벽을 형성하고 있지만 관광객들의 생명을 보장할 만한 펜스나 난간 등 구조물이 전혀 설치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부용대 정상에서 2m에 이르는 경사면에는 크고 작은 모래가 바닥에 깔려 있어 자칫 실족할 위험성에 노출돼 있다. 실제로 2011년 6월 중순께 경기도에서 이곳을 찾은 50대 남성이 부용대 아래에 떨어져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그나마 안동시가 임시방편으로 설치한 접근금지 표지판과 폭 30cm에 길이 10m 접근금지용 토석벽이 유일하다. 특히 안전요원도 배치되지 않아 수시로 넘나드는 관광객들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

부용대 정상 인근에도 낙상사고 위험성은 마찬가지다. 절벽 가까이 수십m의 굵은 줄이 설치돼 있을 뿐 빼곡한 숲 때문에 절벽의 위치조차 파악하기 어려워 낙상사고의 위험성은 여전히 높다.

가족과 함께 이곳을 방문한 박모(47·서울 은평구)씨는 “하회마을 부용대에 안전 시설물 설치는 반드시 필요하다. 잠시 한눈 파는 사이 아이들이 수시로 경계석을 넘어들 때마다 정말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로 아찔했다”고 불안감을 나타냈다.

이처럼 부용대 주위에 펜스나 난간설치 민원이 잇따르자 안동시는 2012년 9월 문화재청에 안전구조물 설치에 관한 현상변경허가 신청을 의뢰했지만 당시 문화재청은 허가를 불허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부용대 원형을 훼손할 우려가 있는 것이 이유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부용대가 위험에 노출된 사실은 분명하지만 허가를 불허한 하회마을 전체가 문화재보호구역인 만큼 인위적인 구조물보다 원형 그대로 보존하는 방법으로 나무식재 등 자연친화적인 안전시설을 검토하고 있다” 면서 “세월호 참사이후 안전문제에 대한 경각심이 고조되고 있는 만큼 해당 지자체에서 현상변경허가 신청을 요청하면 예산을 비롯해 부용대 주위 위험지역에 대한 구조물 설치 허가도 인허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안동/권광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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