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천·우목리 등 퍼져… 해경 “방제작업 최선”

포항 영일만항 북방파제에서 침몰한 파나마선적 청루15호(CHENG LU 15호·8천461t) 인양 작업 중 유출된 기름이 인근 해안가로 유입됐다.

포항해양경찰서는 지난 13일 오전 8시40분께 북구 흥해읍 우목리 해안가 등이 기름으로 인해 오염됐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포항해경에 따르면 이날 청루호에서 흘러나온 기름은 여남어촌계 남방파제 내측 수면에 80m(폭 10㎝)의 기름띠가 유착됐으며, 외측 3m(폭 50㎝) 범위의 유류 찌꺼기가 안벽에 부착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죽천방파제 인근 20m 범위의 부유 해초류에 기름 덩어리가 분포돼 있고 우목어촌계 앞 해상에도 기름덩어리가 떠다녔다.

해경과 방제업체는 신고 접수 4시간여 뒤인 낮 12시40분께 고압세척기 1대와 고무보트 1대, 유흡착재 등을 투입해 긴급 방제작업을 벌여 폐기물 1.5t을 수거했다. 오후 6시 현재 방제작업은 90% 이상 완료된 상태지만 여전히 기름이 더 흘러나올 가능성은 남아있다.

특히 오염이 심각한 우목리 인근 주민들은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어민 김윤보(67)씨는 “인근 일부 횟집과 어민들 집 안 수족관의 해수는 차량을 통해 공급받고 있어 불편을 겪고 있다”며 “지금 눈에 띄는 피해는 없어 보이지만 수초 등에 붙어 있는 기름으로 인한 2차 피해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번 청루호 기름 유출은 지난 11일 청루호 기관실 인양 작업 중 엔진이 기관실에서 이탈되며 시작됐다.

이날 인양업체는 오전 7시20분께 크레인을 동원해 기관실을 들어 올리려다 갑자기 분리된 엔진이 수심 20여m 바닷속으로 가라앉았다. 바다속으로 떨어지며 충격을 받은 엔진에서 윤활유가 흘러나오며 기름이 확산되기 시작한 것.

해상에 기름띠가 형성되며 떠다니기 시작하자 해경과 방제업체는 오일펜스를 2중으로 설치해 기름 유출을 막기 위해 힘썼지만, 북동쪽에서 불어오던 바람이 오후 6시께 남서풍으로 바뀌며 유출된 기름이 오일펜스를 벗어나며 인근 해안가에 쌓이기 시작했다.

해경과 방제업체는 즉시 유흡착재 등을 이용해 방제작업에 나섰지만 기관실과 격실 천장에 달라붙어 있던 폐윤활유가 13일부터 흘러나오기 시작해 14일 오전 눈에 띌 정도의 기름이 유출된 것이다.

포항해경 해양오염방제과 관계자는 “이번 청루호 기름 유출은 기관실에서 이탈된 엔진이 깨지며 흘러나온 폐윤활유가 해류를 만나 해상으로 뒤늦게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윤경보기자 kbyoon@kbmaeil.com

/김혜영기자 hykim@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