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전 검사서는 “이상없다”… 부실점검 의혹
안전불감 여전, 세월호 악몽 승객들 거센항의

▲ 독도행 여객선 돌핀호.

세월호 참사로 여객선 안전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독도를 향하던 여객선이 엔진 고장으로 회항하면서 탑승 승객들이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동해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2시 40분 승객 390명과 승무원 6명을 태우고 울릉도 사동항을 출항해 독도로 향하던 여객선 돌핀호(310t)가 운항 1시간 40분만인 오후 4시 20분 독도를 16km를 남겨두고 2개 엔진 중 오른쪽 엔진에 이상이 생겼다. 엔진 부품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돌핀호 선장은 회항을 결정하고 운항 통제 업무를 맡은 한국해운조합 울릉운항관리실 등에 고장과 회항 사실을 알렸다.

이를 전달 받은 동해해경청은 인근 해역에 있던 경비함 2척을 급파해 돌핀호를 호송했다. 여객선은 이날 오후 8시쯤 울릉도 사동항에 입항했다. 세월호 침몰 사고로 가뜩이나 신경이 곤두서 있던 승객들은 `세월호 참사가 현재 진행형인데, 안전점검을 어떻게 한 것이냐`며 돌핀호 선사인 돌핀해운 직원들을 상대로 거세게 항의했다.

특히, 이번 사고로 세월호 참사 이후 진행됐던 관계기관의 안전점검이 부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흘러나오고 있다. 돌핀호는 선박검사 기관인 한국선급으로부터 지난 3월 18일 받은 검사에서 이상이 없다는 결과를 받았기 때문이다.

여기다 포항지방해양항만청, 해경, 경북도, 한국선급포항지부 등 6개 기관·단체으로 구성된 합동점검단이 지난 4월 23~24일 실시한 긴급 안전 점검에서 선원 소화장비 미조작 등 2건의 지적을 받았을 뿐, 엔진 이상은 잡아내지 못했다. 점검 이후 불과 수 일만에 사고를 일으킴에 따라 부실 점검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포항항만청 관계자는 “엔진과 같은 세밀한 부분은 현장 점검을 통해 발견하기가 쉽지 않은 부분”이라고 했다.

한편, 포항지방해양항만청, 해경, 경북도, 한국선급 포항지부 등 6개 기관·단체으로 구성된 합동점검단은 지난 23일~24일 포항~울릉 및 울릉~독도 간 운행 여객선 3척에 대해 비상대응능력검증, 운항관리자의 임무, 20년 이상 노후선박 및 개조이력선박유무 점검, 출항전 안전점검 및 화물구박상태 여부, 비상시 승객대피 요령, 구명설비 사용법, 승선신고서 작성제출 및 관리실태, 선원 업무현황, 여객화물 관리실태 등을 집중 점검한 바 있다.

/김두한·김기태기자

 

    김두한·김기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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