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권정찬 경북도립대 교수·한국화가

▲ 갑오년 생으로 청말띠의 해를 맞은 권정찬 한국화가의 2014년은 유난히 각별하다. 권 작가는 올해 청마의 기운을 담아 화단과 후배를 위하는 일 외에는 작품 제작에 몰두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올해는 푸른 기운을 가진 청마(靑馬)의 해인만큼 말띠인 사람들에게는 올해가 남다를 것이다. 그렇다면 화가들에 있어서 말띠 해는 어떤 의미일까?

그 중에서 특히 말띠 화가들은 올해가 더욱 특별할 것이다. 1954년생 말띠로 올해 환갑을 맞은 경북 화단의 대표 화가이자 경북도립대 교수인 권정찬(61) 한국화가를 만나 근황과 올해 계획을 들어봤다.
 
말띠해 생이라 올해 각별
한중 초대전·개인전 몰두
해외 작가들과 교류 확대
한국화 부흥 힘 보태고파

 
-청마의 해를 맞은 소감은.

△갑오생 청말띠인 나에게 있어 올해는 유난히 각별하다. 소감은 지나온 세월동안 많은 작품의 변화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기초를 두루 섭렵하고 수묵운동과 채색화의 도입과 나름의 장르개척, 혼합재료와 벽화, 도자기 회화의 시도, 오브제의 활용 등 많은 것을 해 보았다. 그리고 지금은 서예에 매력을 갖고 있어 전시 못한 문인화도 100여점에 이른다. 해외 전시회도 나의 요구를 당당히 들어주는 미술관이나 화랑에서 나를 초대해 주어서 남다른 느낌을 갖고 있다. 이제는 화단과 후배를 위하는 일 외에는 작품을 제작하는 일에 몰두하고 싶다.

-작가로서 계획은.

△지난해 대구시가 마련한 `한중 당대 명인초대전`에 이어 올해는 중국에서 `중한 당대 명인초대전`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의 성원과 성과에 힘입어 올해는 젊은 층의 중견작가 5~6명 정도의 연합개인전도 동시에 초대할 계획에 있다.

-지난해 전시회에는 채색과 수묵, 특히 벽화의 기법까지 다양하게 보여줬는데 올해는 다른 점이 있다면.

△나의 생각은 동양화가라면 다양한 기초와 재료적 한계의 탈피, 모방의 극복이 필수라고 본다. 후배들에게도 도장만 찍는 대가는 없었다며 이름이나 아호라도 능숙한 필치를 보여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오브제 등 다양한 재료의 이해를 내세우는 것도 금물이다. 서양화와는 달리 장인의 절정적 기량이 우선돼야 하고 다음에 재료의 선택을 자유롭게 해야 한다. 올해 중국에서 보여줄 그림은 틈틈이 그려온 수묵을 한번 선보이려 한다. 활달한 필치와 자유분방한 글씨가 들어가는 문인화적 분위기를 보여줄 계획이다. 물론 정신은 그대로다.

-같이 전시하는 짱따화는 누구인가.

△그야말로 최고의 작가다. 황실에 작업실이 있고 관리하는 중앙당 공무원과 사무실도 있다. 또한 별장과 혼자 비밀리에 작업하는 공간도 있다. 중국선화종파의 대사라는 칭호 답게 정부에서 미국 뉴욕 맨해튼에 40층 높이의 광고탑도 세운 적이 있고, 지금 북경국제공항에 국가이미지 작가로 소개되고 있다. 간단한 수묵의 정신을 보여주는 여백 위주의 그림이지만 전지 한 점에 6억원 정도 한다고 한다.

-짱따화가 보는 권 교수의 평가는.

△처음에는 대구시에서 전시회를 하자고 했지만 한국작가와는 안한다고 했다. 그리고 워낙 잘나가니 한국까지 신경 쓸 겨를도 없는 듯 했다. 하지만 중국에서 소개한 나의 작품과 해외경력을 보고 “권 선생이니깐 같이 전시하고 싶다”고 했다. 처음에는 사인 하나도 중국에서는 관리대상이라 했지만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같이 합작도를 즐겨하고 지난해 대구전시회를 높이 평가한다. 참 많은 것을 권 교수의 작품을 보고 배웠다고 칭찬 했고 합작도를 그리면 자신의 서명을 저보다 밑에 쓰는 예를 갖춘다.

- 한국화가로서는 해외에서 초대전을 수차례 열어 호평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책임을 못지는 말이 될 수도 있지만 한국화의 부흥에 힘을 보태고 싶다. 우리 것을 외면하는 풍토가 만연하고 해외출신 작가라면 좋은 작가로 생각하는 풍토도 바껴야 하지만 역량 있는 한국작가들의 해외진출과 지역화단에서의 한국화의 발전도 걱정하고 싶다. 그래서 요즘 틈만 나면 지역작가들을 만나 상황을 의논해 나가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작품이 중요하다고 본다. 아직도 부족한 작품의 발전에 심혈을 기울여야 하겠다. 프랑스나 영국, 중국의 작가들과 교류를 확대하고 현지 활동도 기대해 보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