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드라마가 TV조선에서 `불꽃속으로`란 제목으로 방영키로 됐다니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다. 특히 많은 역사드라마에서 단골로 주역을 맡았던 최수종이 캐스팅됐다니 다행이다. 최수종은 과거 박태준 회장 생시에 포스코청암재단 상임이사로 일했던 적이 있었고, 그 때 박 회장에게 “회장님의 역할을 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는데, “말이 씨가 된다”고 그 말이 실현됐다. 두 사람의 모습도 상당 부분 닮아 있어서 더 실감이 나겠다.
박태준은 우리나라 역사의 격랑기를 고스란히 다 겪은 인생을 살았다. `별`을 단 장군이 됐지만`군인 봉급`으로 집을 살 수 없어서 셋방살이를 했고, 간신히 마련한 일반주택 한 채도 후에 사회에 기부했다. 군수(軍需)를 맡고 있을 당시, 그는 군수품 부정을 용납하지 않았다. 한번은 고추가루 포대를 쌓아둔 창고를 점검하는데, 고추냄새가 나지 않아 내용을 열어보니, 붉은 물감으로 물들인 톱밥이 들어 있었다. 물론 삼엄하게 처벌했고, 그 후부터 군의 부패가 상당수 사라졌다.
박정희 정권의 조국근대화사업에서 핵심은 고속도로와 포항제철소 건립이었다. 둘 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 프로젝트였고, 숱한 반대에 부딪쳤다. 박 대통령도 영일만 모래밭에 시찰와서 보고 엄두가 나지 않아 “임자, 여기서 되겠어?”라고 물으며 포기할 것을 시사하기도 했지만 박태준은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것이 일 하는 보람”이라며 뚝심 있게 밀어붙였다. 포스코 건설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일청구권자금을 끌어들였고, 기술을 배우기 위해 일본행을 수없이 감행했다.
당시 관료들과 정치인들은 양박(兩朴)의 계획에 악착같이 반대했다. 불가능하고 쓸데 없는 일에 국력을 낭비한다는 것이었다. 고속도로와 제철소가 조국근대화의 양대 축이라는 것을 몰랐던 소인배들이었다. “준공식날 흰 장갑을 끼고 테이프커팅을 한 사람들 대부분이 반대론자들”이었다는 박태준의 소회는 의미심장한 바 있었다. 영일만 기적과 고속도로의 기적 등 두 개의 기적을 만들어낸 선각자들이 있었기에 한국의 오늘이 있게 된 것이다. `불꽃속으로`가 벌써부터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