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광역·기초 1년새 140여개 이상 늘어
25% 이상 회의 전무 예산만 낭비, 통·폐합해야

대구·경북지역 각 자치단체가 단 한 차례도 회의를 열지 않는 이른바 `좀비 위원회`를 잇달아 설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예산낭비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새누리당 조원진(대구 달서병) 의원이 안전행정부로부터 제출받은 `자치단체 위원회 현황 및 정비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대구 지역에는 모두 720개 위원회(광역 112개, 기초 608개)가 설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2년 579개보다 141개가 증가해 일주일에 1개 이상 새로 생겨난 셈이다.

경북의 경우에도 모두 1천747개(광역 116개, 기초 1천631개)가 설치되어 있고, 이는 2012년의 1천583개보다 164개나 증가했다.

문제는 위원회가 난립하고 있지만, 제대로 회의도 하지 않는 이른바 `좀비 위원회`가 판을 치고 있다는 점이다.

조 의원에 따르면, 대구는 720개 위원회가 지난 한 해 동안 개최한 회의 횟수는 모두 2천527회로 연평균 3.5회에 불과했으며, 더구나 1년 동안 단 한차례도 회의를 하지 않은 위원회가 전체의 25%인 181개에 달했다.

경상북도 역시, 1천747개 위원회가 지난 한 해 동안 개최한 회의 횟수는 4천191회로 연평균 2.3회에 그쳤고 지난 1년 동안 단 한 차례도 회의를 열지 않은 위원회도 전체의 30%인 524개나 됐다.

위원회가 난립하면서 지난 한 해 동안만 위원회 운영 예산으로 모두 42억여원이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시는 112개 위원회를 운영하면서 1억9천700여만원, 기초자치단체에서 608개 위원회를 운영하면서 4억3천900여만원을, 경북도는 116개 위원회를 운영하면서 4억8천200여만원, 시·군에서 1천631개 위원회를 운영하면서 30억8천900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원진 의원은 “1년 동안 위원회 개최실적이 전혀없는 위원회가 정비되지 않고 그대로 유지되는 것은 현역 지자체장들의 정부 감시를 피한 보은 인사로 밖에 볼 수 없다. 정부는 조속히 지자체 설치 위원회를 성격별로 파악하여, 위원회 통·폐합 등을 통해 정비하고, 신설 위원회 설치를 강력히 억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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