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위에 그림을 그리는 석화가로 유명한 고 김삼학(1951~1999) 화백의 유작전 `시원을 찾아서`가 오는 24일까지 대구 수성아트피아 전시실 전관에서 열린다.

전시회에는 김삼학 화백의 초기 유화작품부터 석화 평면과 입체, 도자기 그림, 은지화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80여점이 선보인다.

김 화백은 구들장 위에 그림을 그리는 구들장 그림, 돌을 빻아 가루로 만들고 그것으로 벽면을 만들어 그 위에 그림을 그리는 벽화작품 등 독자적이고 실험적인 작품을 많이 남겼다. 그는 생전에 `돌`이 지니고 있는 차가운 정(情)에 신화적인 분위기와 역사적인 사실에 대한 탐구를 반복하며 회화 영역에 있어 새로운 표현 기법을 구사해 왔다.

구들장 종류의 넓고 적당한 두께의 돌을 캔버스처럼 사용했던 그는 그 돌 위에 음각을 하거나 돌가루를 발라 문지르는 기법으로 독특한 질감을 유도해내는 기법으로 작품을 완성했다.

생전의 그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직관력이 잉태한 조각과 회화의 절충된 양식으로 탄생한 장르”라고 스스로 평하기도 했다.

특히 그가 즐겨 사용한 돌은 주로 옛 전통 가옥의 방구들에 사용된 자연석이었고 그 돌바닥이 오랜 세월 아궁이 불에 의해 달구어진 화강암 속에서 먼 옛날 석기시대부터 전래된 생활문화를 연상케 한다. 그의 석화 속에는 무수한 기호들과 이미지들로 많은 이야기가 표현돼 있다. 그의 작품 속 공간은 마치 시공을 초월하듯 현재와 과거의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순수했던 의도로 무수한 생명체를 그려냈던 김 화백의 석화는 현대적 미의식을 바탕으로 과거와 현대의 회화가 공존하는 새로운 시도로 인정받기도 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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