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아양아트센터서 리사이틀

▲ 피아니스트 백건우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백건우(68)가 대구를 찾아온다.

피아니스트 백건우 피아노 리사이틀이 오는 10일 오후 8시 아양아트센터 대공연장에서 열린다.

`건반 위의 순례자` `건반 위의 수도승` 등의 별칭이 붙은 백건우는 같은 악보라도 편곡된 판본 별로 다양한 악보를 철저하게 연구해 연주하는 치밀하고 성실한 연주 스타일로 국내외 클래식음악 애호가들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2007년 베토벤 소나타 전곡 시리즈, 2011년 리스트 시리즈 완주 등 한 작곡가를 정해 파고드는 정열의 연주자로 많은 팬들도 확보하고 있다.

이번 대구 연주에서 백건우는 낭만 음악의 진수 슈베르트의 작품을 집중적으로 들려준다.

성직자가 성지를 찾아다니듯 연주 인생 40년 동안 치열한 탐구 정신으로 한 작곡가 한 시리즈를 선택해 몰아치듯 철저히 파고드는 그의 기질이 한껏 묻어나는 무대가 될 것이다.

슈베르트 특유의 깊고 편안한 음악 세계와 누구보다 진중한 백건우의 조합은 클래식음악 애호가들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만남이다.

백건우는 10세에 첫 리사이틀, 13세에 그리그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하고, 뉴욕 줄리어드 음악원에서 로지나 레빈을, 런던에서 일로나 카보스, 이탈리아에서 귀도 아고스틴과 빌헬름 켐프를 사사했다.

라벨과 무소르크스키, 포레, 모차르트, 베토벤, 리스트, 스크리아빈을 비롯한 일련의 러시아 작곡가들,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걸어온 길에는 작곡가의 이름이 깊게 새겨져 있다.

90년대 초반에는 메시앙류의 현대음악에 몰두하기도 했다.

백건우는 수박 겉핥는 연주가 싫어서 전곡을 파고들었고 같은 시대 다른 작곡가들의 작품까지 비교하면서 연주하는 게 습관처럼 돼 버린 `열정의 연주자`다. 백건우라는 이름 앞에 `건반 위의 구도자`라는 수식어를 자연스레 붙일 수 있는 이유도 바로 한우물을 파는 아티스트의 집념이 근원에 있다.

그가 들려줄 레퍼토리는 총 10곡. 슈베르트 `즉흥곡 Op.90` 1·2·3·4번 , 피아노 독주곡 `음악적 순간 Op.94 ` 중 2·4·6번, `3개의 피아노 소곡 D.946 `중 1·2·3번이다.

이중 `즉흥곡 Op.90`은 슈베르트의 천재성이 유감없이 발휘돼 널리 사랑받고 있는 명곡. 특히 `2·4`번이 유명하다. 슈베르트 특유의 매력적인 감미로운 선율과 서정적인 선율과 슬픈 정열이 잇따라 나오는 아름다운 곡이다.

백건우는 이에 앞서 서울 상일동 강동아트센터와 14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공연을 비롯해 전국 5개 도시에서도 슈베르트 리사이틀을 갖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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