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안타 1위·타격 2위 등 열도 평정 신호탄

일본프로야구 퍼시픽리그에서 4월 한 달 폭풍과도 같은 타격을 선보인 이대호(31·오릭스 버펄로스)가 여세를 몰아 팀의 5월 대반격에 앞장선다.

이대호는 지난달 29일 니혼햄과의 경기에서 일본 진출 후 처음으로 한 경기에서 홈런 2방을 터뜨리고 개인 최다인 6타점을 쓸어담아 팀의 대승(12-3)을 진두지휘했다.

몰아치기 능력을 뽐낸 이대호는 리그 공격 지표에서 선두에 오르며 한국산 거포의 위용을 떨치고 있다.

그는 최다안타 1위(38개), 타격 2위(타율 0.392), 타점 2위(23개), 홈런 공동 3위(5개), 장타율(0.639) 2위, 득점권 타율 7위(0.400)를 달리며 열도 평정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대호는 타격 1위 케이시 맥기(라쿠텐) 등 7명과 더불어 퍼시픽리그 3·4월 월간 최우수선수(MVP) 타자 부문에서 경쟁 중이다.

일본 스포츠전문지 스포츠닛폰은 지난달 30일 인터넷판에서 이대호를 집중 조명하고 “올 시즌 내건 타율 3할, 30홈런, 100타점 목표치를 훨씬 웃돌 기세”라고 평했다.

이 신문은 `2년차 징크스` 우려를 깨고 이대호가 맹타를 터뜨리는 원동력으로 초구 적응력을 꼽았다.

이대호는 일본 진출 첫해이던 지난해 좌우 폭은 한국과 비슷하나 높낮이 폭이 훨씬 넓은 일본의 스트라이크 존에 고전했다.

초구를 공략한 타율은 0.280에 불과했다.

그러나 올해에는 0.571(14타수 8안타)로 부쩍 높아졌다. 확실하게 자신감을 얻었기에 초구부터 제 스윙을 한 덕분이다.

29일 경기에서 1회 터진 홈런도 복판에 몰린 초구를 그대로 걷어 올린 것이었다.

초구를 건드려 안타를 때릴 확률은 낮은 편임에도 어떤 공이든 때릴 수 있다는 확신에 찬 이대호는 거침없이 방망이를 돌린다.

일본 2년차로서 일본 투수들의 정형화한 볼 패턴을 착실히 연구해 대처 능력을 키운 것이 과감한 스윙의 요인으로 꼽힌다.

빠른 발과 정확한 타격을 겸비한 이토이 요시오의 가세는 이대호의 어깨에 날개를 달아줬다.

오릭스와 니혼햄 구단의 트레이드로 오릭스 유니폼을 입은 좌타자 이토이는 타율 0.323을 때리며 3번 타자 몫을 성실하게 해내고 있다.

특히 0.422에 달하는 출루율을 바탕으로 도루도 5개나 보태 이대호에게 득점 찬스를 자주 연결한다.

왼손 거포 T 오카다의 부진으로 지난해 사실상 홀로 오릭스 타선을 책임진 이대호는 올해 부담을 덜고 이토이와 시너지 효과를 내며 공포의 3~4번 라인을 구축했다.

이토이는 “최강의 4번 타자가 내 뒤에 버티고 있다”고 이대호를 극찬했고, 이대호도 “공·수·주 모두 최고의 기량을 겸비한 선수”라고 이토이를 치켜세웠다.

이대호는 “5월부터 승수를 쌓아 팀이 반격하는데 힘을 보태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11승 14패로 리그 공동 5위에 처진 오릭스가 이대호의 방망이를 앞세워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갈지 주목된다.

오릭스는 5월 14일 한신과의 경기를 시작으로 센트럴리그와 인터리그에 돌입한다.

이대호는 작년 인터리그에서 타율 0.325, 홈런 6개, 20타점을 수확해 성공의 발판을 마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