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섬진강 이야기` 김용택 지음 문학동네 펴냄, 236쪽

▲ 시인 김용택

`섬진강 시인` 김용택(65)씨가 최근 산문집 `김용택의 섬진강 이야기`(전8권·문학동네)를 펴냈다.

1권 `내가 살던 집터에서`, 2권 `살구꽃이 피는 마을`, 3권 `섬진강 남도 오백리` 등 소제목이 붙은 책들은 섬진강 인근 주민들의 일상을 오롯이 담아냈다.

책은 1948년부터 2012년까지 섬진강 일대 한 작은 마을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소개한다.

저자가 글로 그려내는 굽이굽이 흐르는 강, 크고 작은 산 아래 작은 마을들을 담은 풍경화를 마주하며 그 안에 담긴 소중한 기록들을 엿볼 수 있다.

`내가 살던 집터에서`는 지금 진메 마을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옛날에 살았던 사람들의 이름과 면면, 그리고 마을 곳곳에 붙은 지명을 세세하게 기록한 책이다. 강마을 곳곳에 대한 소개, 그리고 그 마을에서 함께 살아간 이웃들의 따뜻하고도 서러운 사연이 김용택 시인의 입담과 시를 통해 구수하고 푸근하게 펼쳐진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스스로 땅에 뿌리내리고 살았지만 희망이 되지 못한 사람들을 남기고 싶어 한다. 동시에 그가 진정으로 남기고 싶어하는 것은 비단 진메 마을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것을 조용히 읊조린다.

`내가 살던 집터에서`는 진메 마을과 사람들을 기록하고 있지만, 사실 어느 시골 마을에나 진메와 비슷한 지명과 풍경이, 비슷한 인물들과 살아가는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우리는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사라져가는 고향의 풍경은 그 어디나 매한가지다. 그 유구함이 막을 내리는 순간을, 버림받은 가난한 땅을 덮친 착취와 파괴, 오염의 현장을 텅 빈 집터에 홀로 선 작가가 노래한다.

책을 읽다보면 한수 형님, 풍언이 양반, 삼쇠 양반, 용수 형님, 암재 할매 등 김용택의 글 속에 숱하게 주인공으로 등장했던 마을 사람들이 어떤 이들인지, 꽃밭등, 홍두깨날망, 우골, 각시바위, 자라바위, 뱃마당 등의 지명이 묘사하는 마을 풍경은 또 어떤지 생생히 그려질 것이다.

그는 땅에 뿌리내리고 살았지만 끝내 희망을 일구지 못한 애처로운 마을 사람들을 기억하고 기록한다. 그러나 동시에 그가 진정으로 남기고 싶어하는 것이 비단 진메 마을의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것을 조용히 읊조린다.

/윤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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