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현 대구고등법원장, 고향 포항 복지시설 찾아… 어머니 선행 알려져 `훈훈`

▲ 조병현 대구고등법원장(오른쪽)이 5일 오후 포항의 선린애육원을 방문해 이희동 원장에게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조병현(57) 대구고등법원 법원장이 5일 고향인 포항을 방문한 일을 계기로 유년시절 가족들의 감동적인 선행이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조 고법원장은 대구고등법원·대구지방법원 직원들로 구성된 사랑나눔자원봉사단과 함께 이날 오후 포항 북구 흥해읍의 베들레헴 공동체를 방문해 봉사단 성금 100만원을 전달하고 시설을 둘러봤다.

400여명의 단원이 활동하고 있는 봉사단은 장애인종합복지관과 요셉의 집 등 대구지역 사회복지시설에서 꾸준하게 청소·설거지 등 봉사를 하고 성금도 전달해 왔다.

이어 봉사단이 방문한 곳은 북구 환여동에 자리잡은 선린애육원.

조 법원장에게 애육원은 유년시절 소중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특별한 인연이 있다. 모교인 항도초등학교 죽마고우들 가운데 이곳 출신이 많았던 것.

조 고법원장이 초등학생이던 45년 전 선린애육원은 현재의 북구 대신동 선린병원 자리에 있었다.

북구 우현동에서 항도초교로 통학을 한 조 법원장은 거의 매일 선린애육원을 들러 친구들과 등·하교길을 함께 했다. 이날 조 법원장은 선린애육원에도 성금 100만원을 전달하고 유년시절을 떠올리며 시설 이곳저곳을 둘러봤다.

그런데 이날 조병현 고법원장이 고향의 사회복지시설을 둘러보며 유년시절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어머니의 남달랐던 이웃 사랑이 알려져 주변 사람들을 감동케 했다.

조 고법원장은 “어릴 적 아침에 잠에서 깨보면 모르는 사람들이 잠을 자고 있는 날이 많았다”며 조심스럽게 말문을 연 뒤“어머니께서 오갈 곳 없는 사람들을 하루 밤 재우고 끼니까지 해결해 준 일이 허다했다”고 말했다.

또 “소문이 동네에 퍼지다보니 길을 지나다 행색이 초라하거나 오갈 곳 없는 사람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우리 집으로 안내됐고 어머니는 그 사람들을 마다하지 않으셨다”고 말했다.

이날 자리에서 참석한 한 관계자는 “조 법원장의 훈훈한 인상이 어린시절 배고픈 사람을 지나치지 못하는 어머니의 인품을 보고 자란 덕분인 것 같다”면서 “먹고살기 힘든 시절 베풀었던 선행이라 더욱 감동적이었고 가슴 한편이 훈훈해졌다”고 말했다.

한편, 조병현 대구고등법원장은 사법연수원 11기 출신으로 경남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1984년 판사로 임관했으며 서울과 지방의 각급 법원에서 여러 심급의 재판을 고루 맡아 재판 실무에 정통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최승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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