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틸 이어 포스코 일부 물량도 부산항으로
창고 늘리고 빠른 선적위해 작업구조 바꿔야

속보=포항 신항의 낮은 생산성과 창고 부족 등으로 지역 철강업계 물류가 부산으로 빠져 나가고 있어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파이프를 부산항을 통해 수출하는 넥스틸<본지 9월 6일 자 4면 보도>에 이어 포스코도 자사에서 생산하는 선재·코일·후판의 일부를 부산항을 통해 수출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 때문에 신항과 영일만항의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지역에 창고를 신축해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신항의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최근 포스코는 한진·세방 등과 부산신항 창고 이용을 긍정적으로 검토해 입찰을 통해 이달 말 계약을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가 부산항을 통해 수출하는 물량은 내년 7월까지 월 5~7만t 정도, 금액으로 약 400~600억 원어치다. 포스코가 이런 결정은 내린 데는 현재 증축 중인 3부두 공사도 한몫을 했지만, 재고 유지를 위한 창고 부족과 낮은 신항 생산성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한 물류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신항과 영일만항의 창고에도 물량이 가득 차 있다. 심지어 지하 주차장까지 창고로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경기 위축이 재고율을 높여 놨다. 차량 제작에 쓰이는 CHQ 선재는 올 상반기만 해도 없어서 못 팔았지만 지금은 판매량이 극히 저조한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포스코 원자재의 재고율도 덩달아 올랐고 창고 부족으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장기적으로 볼 때 신항과 영일만항을 중심으로 창고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신항의 낮은 생산성은 포스코의 출하(선적 물량을 부두까지 내보내는 일)와 항운노조의 선적 작업이 엇박자를 보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 때문에 항만 물류 작업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A선사 관계자는 “출하와 선적에서 효율을 높인다면 부산으로 가는 물량을 막을 수도 있다”며 “시스템 개선과 화주·운송업체·항운노조의 3위 일체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선사에게 시간이 곧 `돈`이다. 선적을 빨리하는 만큼 돈을 많이 벌 수 있기 때문”이라며 “작업 속도만 놓고 보면 신항은 부산항의 1/3 정도 수준밖에 안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포스코의 부산항 이용 결정으로 지역 경제 손실도 예상된다. B선사 관계자는 “15척 정도의 배가 신항을 이용하지 못하고 부산항으로 갈 것으로 보고 있다. 하역료·예선료·검정료·도선사료 등을 따지면 배 1척이 입항하면 1억 5천만 원을 쓰고 떠난다. 포항으로 들어올 현금 30억 원이 부산으로 가는 셈”이라며 “지역 항만물류 관련업체의 손실이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상현기자 sh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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