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화와 업무의 겸업화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특히 지난 2000년 금융지주회사법 제정은 금융기관의 대형화 및 겸업화 움직임을 더욱 촉진했다.

지난 2001년 3월 우리금융지주가 출범한 이래 신한금융지주(2001년 6월), 하나금융지주(2005년 12월), KB금융지주(2008년 9월) 등 시중은행들이 지주회사 형태로 지배구조를 변경함에 따라 국내 4대 시중은행이 모두 금융지주회사의 자회사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또 BS금융지주(2011년 3월)와 DGB금융지주(2011년 5월)가 설립되면서 지방은행인 부산은행과 대구은행도 지주회사 형태로 전환되는 등 현재 우리나라의 주요 시중은행 및 지방은행이 모두 지주회사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금융지주회사란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업을 영위하는 자회사를 거느린 지주회사(holding company)를 말하고 본래 지주회사란 다른 기업의 주식소유를 통해 경영권을 행사하는 회사를 뜻하며 자기사업의 영위 여부에 따라 사업지주회사와 순수지주회사로 구분할 수 있다. 사업지주회사는 자기의 고유사업을 영위하면서 자회사를 지배하지만 순수지주회사는 고유사업 없이 자회사의 경영지배만을 목적으로 운영된다.

우리나라 금융지주회사법은 이중 순수지주회사만을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지주회사는 자회사의 경영관리 및 그에 부수하는 업무 이외에는 영리 목적의 그 어떤 업무를 할 수 없다. 금융지주회사는 은행 외에 증권, 보험, 투자금융 등의 다양한 자회사를 거느리면서 겸업을 통해 시너지효과를 창출하고 대형화를 통해 국내외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한다. 또 계열사 간의 중복되는 기획, 마케팅 업무 등을 통합함에 따라 각 계열사의 고유 업무에 대한 전문성이 제고될 수 있다.

그러나 몇몇 대형 금융지주회사들에 시장 지배력이 과도하게 집중되는 경우 금융시장 내의 경쟁이 줄어들어 소비자들의 금융거래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

불황 시에는 하나의 자회사 부도가 연쇄적으로 다른 계열사의 부도로 이어질 수도 있으며 대형 금융지주회사의 부도는 금융경제뿐만 아니라 실물경제를 포함한 국가경제 전체에 상당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권지호 한은 대구경북본부 조사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