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철 교수팀 광치료법 단점 획기적으로 보완

▲ 최희철 교수,이상호 교수
암을 없앨 수 있는 빛 기술이 포스텍 연구진에 의해 개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17일 포스텍에 따르면 화학과 최희철 교수·문혜경 박사팀과 고신대 의대 이상호 교수팀은 순수 아연-프탈로시아닌 분자를 나노선으로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 나노선은 물에 잘 분산될 뿐 아니라, 종양 치료에서도 우수한 성능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암을 치료하는 방법 중 빛을 이용하는 광치료법은 빛을 흡수하는 광민감제를 주사한 후 특정 파장을 가지는 레이저를 환부에 쬐어 암세포를 파괴하는 치료법이다. 하지만 광민감제로 널리 사용되는 포르피린 유도체나 최근 경쟁적으로 연구가 진행 중인 프탈로시아닌의 경우 물에 잘 녹지 않아 인체 내에서 흡수되기 어렵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이들 분자를 복잡한 공정을 통해 물에 녹거나 분산되는 분자를 만들어 냈으며, 이 때문에 효능이 저하되는 것은 물론 생산 공정에서의 비용이 높아져 약품 역시 가격이 높았다.

연구팀이 개발한 아연-프탈로시아닌 나노선은 물 분자와의 상호작용이 극대화되어 물에 잘 녹을 뿐 아니라, 오랜 시간 물에 잘 분산된 상태로 유지됨과 동시에 광역학적 특성과 광열적 특성을 보였다. 또 세포실험과 동물실험을 통해 이 나노선이 세포를 대상으로 한 종양 치료 실험에서는 40% 치료 효율을, 동물 실험에서는 대부분의 암세포를 제거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상당히 우수한 치료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인 학술저널 네이처(Nature)가 발행하는 네이처 아시아 머터리얼스(NPG Asia Materials)에 최근 공개된 이 연구 성과는 특히 지금까지 사용되어 온 포르피린 유도체와 달리 공정이 간단하고 수급률이 높아 항암치료에 이용되는 광민감제의 가격을 대폭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주)바이오써포트(대표이사 강호경)와 기술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이번 연구에 사용된 증발-응축-결정화 공정은 장치도 간단하고 높은 수율(收率)을 보여 아연-프탈로시아닌 기반의 광민감제의 가격을 지금보다 상당 수준 낮춰 보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구를 주도한 최희철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는 광민감제의 성능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훨씬 저렴한 가격에 보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학문적으로는 항암제를 비롯한 다양한 약을 나노구조로 만듦으로써 기존 약이 가지는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남희기자 ysknh0808@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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