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이하 방폐공단)이 최근 지난 2009년 6월 공기연장을 발표한데 이어 이번에 또다시 두 번째로 방폐장 건설공기를 재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이유는 지난 3월에 수행된 사일로별 암반특성을 상세히 조사한 결과 지난 2009년 첫 번째 공기연장 때 예측했던 것보다 방폐장 부지의 암반상태가 3~4등급에서 4~5등급으로 더 나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또 지하수도 1일 900t보다 훨씬 많은 3천t이상이 나오면서 사일로에 물이 스며드는 것을 막는 차수그라우팅 등 안전성 보강을 위한 추가 작업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공기가 연장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방폐공단 측의 설명이었다.

가득이 방폐장 조성 당시부터 경주지역 시민단체나 시민들로부터 안전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출발한 이 국책사업이 연이어 공기를 연장한다는 것은 스스로 불신감을 노출시킨 꼴이다.

또한, 방폐장 건설 현장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접할 수 없는 일반 국민들로서는 여기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궁금하고 불안하지 않을 수 없다.

혹시라도 안전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숨기고 공사를 계속하다가 더 이상 공사가 진행될 수 없을 정도로 상황이 악화되자 이제야 진상을 공개하는 것은 아닌지 대다수 국민들은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정부와 방폐공단측은 이러한 국민들의 막연한 의구심을 하루빨리 떨쳐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시급하다. 방폐공단의 해명을 어느 정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나 국민들이 안심하기에는 뭔가 좀 부족한 점이 있는 것 같다.

특히 방사성 물질이 외부 환경으로 유출되는데 가장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하는 지하수가 그렇게 많은데도 과연 방폐장의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도 명쾌한 설명이 따라야 한다.

물론 방폐공단의 해명을 어느 정도 이해는 한다. 그러나 국민들은 사업자의 일방적인 해명보다는 제3자의 입장에서 객관적인 설명을 해 줄 사람을 원한다. 따라서 학계 및 연구계, 시민대표, 방폐공단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소위 `방폐장 안전성 검증단`을 구성할 것을 제안한다.

정부와 방폐공단은 이번 일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보다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세계 최고의 방폐장을 건설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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