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니브라더스 김준

“재즈 이즈 마이 라이프, 마이 라이프 이즈 재즈(Jazz is my life, My life is jazz)죠. 껄껄.” 1960년대 인기 남성 4중창단 `자니 브라더스`로 활동한 재즈 1세대 뮤지션 김준(본명 김산현·71·사진)은 자신의 인생에서 “음악은 전부”라며 너털 웃음부터 지었다.

김준은 최근 경기도 남양주시에 새 둥지를 틀었다. 2002년부터 서울 평창동에서 재즈 뮤지션들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운영하던 `김준 재즈 클럽`을 남양주시 호평동에 200평 규모로 확장 이전해 지난 18일 문을 열었다.

재 오픈을 축하하기 위해 많은 동료, 후배 재즈 뮤지션들이 앞다퉈 이곳을 찾았다.

지난 18일 재즈 가수 말로, 19일 재즈 가수 웅산이 공연한 데 이어 20일에는 신관웅, 이동기, 김수열, 박성연, 류복성, 최선배, 임현수 등 재즈 1세대 뮤지션들이 김준과 함께 2시간 동안 재즈 레퍼토리를 선보였다.

20일 공연에는 1969년 김준, 박상규, 차도균, 장우가 결성했던 프로젝트 그룹 `포 다이나믹스`의 멤버 장우도 응원 차 들렀다가 함께 무대에 올랐다. 경희대 음대 성악과 출신인 김준은 대학 시절 예그린 악단 합창단원으로 활동했고 1962년 결성된 자니 브라더스 멤버로 `빨간 마후라` `방앗간집 둘째딸` `아나 농부야` 등의 히트곡을 내며 큰 인기를 끌었다. 이후 김준은 `포 다이나믹스` 멤버로도 활동했지만 솔로 보컬리스트로서 척박한 재즈 음악계를 닦는데 매진했다.

재즈에 바친 인생에 사명감이 있다는 김준은 “재즈는 음악적으로 연마하고 공부할 수 있는 음악”이라며 “왜 국내 남자 가수 중에는 재즈 보컬이 없는지 이해가 안 된다. 젊은 친구들이 왜 재즈를 안 하는지 모르겠다. 어떻게 보면 나라의 수치다”고 지적했다.

그는 3년 전 위암 판정을 받기도 했다. 호스피스 봉사 활동을 하던 아내의 권유로 건강 진단을 받은 결과 위암 진단으로 대수술을 받았다.

“아직 투병 중이죠. 많이 호전됐지만 암은 늘 진행성이니 암과 전쟁하고 있어요. 하하. 조심하면서 함께 가는 거죠. 전 암 환자이고 아내는 호스피스이니 세트로 궁합이 맞는 셈이네요. 아내에게 미안하죠.” 그러나 투병이 그의 음악에 대한 열의는 꺾지 못한 듯 보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