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원보호구역 26곳 중 3곳만 허가받아
시민들 달성군청의 허술한 관리감독 개탄

지난 24일 점심시간대 대구시 달성군 가창면 상수원보호구역내의 한 식당. 승용차 몇 대가 식당 주차장에 들어갔다. 식당 주차장은 이곳을 찾은 승용차들로 이미 만원이었다. 주인은 손님을 식당으로 안내하고 자신은 다른 차량이 쉽게 들어올 수 있도록 차를 다른 장소로 이동 주차시켰다.

이어 식자재를 공급하는 차량이 들어서 물건을 내려놓는 등 한동안 식당 주변이 분주했다. 이 식당은 정상적인 허가없이 영업을 하는 불법 업소였다.

달성군 가창면 가창호 상수원보호구역내에 취수원을 따라 불법 식당이 판을 치고 있으나, 감독관청인 달성군은 거의 손을 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달성군 가창면 오1.2리, 정대리에 걸쳐 있는 식당은 줄잡아 26곳. 이중 오리의 3곳만이 허가를 얻어서 영업중이고, 나머지 23곳은 무허가 영업을 하고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곳의 한 주민은 “이중 일부 업소는 미나리를 재배하면서 비료도 사용해 수질오염을 가속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또 무허가 업소 중, 일부 식당에서는 직접 닭을 기르고, 잡는 등 상수원보호구역에서는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행위를 하고 있는데도 단속의 손길은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곳의 식당영업은 이미 수년전부터 이어져 오고 있으나, 과거 몇 번의 벌금 부과를 제외하고는 영업정지 등 강력한 행정제재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식당들은 벌금을 맞으면 된다는 식으로 배짱 영업을 해 와, 단속관청을 비웃고 있는 실정이다.

이곳에서 수년째 무허가로 영업을 하고 있는 A씨는 “과거부터 생계형으로 식당을 해오고 있다. 상수원보호구역이라 허가를 얻고 싶어도 신규허가가 나지 않아 벌금을 내면서 영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감독관청의 관리감독 부재에 대해 시민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시민 이미례(53·수성구 지산동)씨는 “다른 지역도 아니고 상수원보호구역에서 이렇듯 많은 식당이 불법영업을 하고 있다니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 특히 식당에서 직접 닭까지 잡는다고 하니 기가 찬다. 주차위반만 해도 딱지가 날라오는 판에 공권력이 미치지 못한다고 하니 다른 세상 같다. 감독관청이 있기는 있는가”라며 달성군청의 방관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

또 다른 시민 조모(47)씨는 “가끔 회사동료들과 함께 회식차 이곳으로 와 식당을 이용하고 있다. 상수원보호구역내에 식당이 있다는 데 대해서도 의문이 있었지만, 대부분이 무허가라고 하니 이해가 안 간다”며 의아해 했다.

이에대해 달성군청 관계자는 “한번씩 고발조치도 하고 있으나, 업주들이 벌금을 내고 계속 영업을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차제에 행정력을 동원, 영업정지 등 조치를 취하겠다”고 해명했다.

/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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