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한계 도전 드라마 시작… 9일간 전세계 이목 집중

볼트 류시앙 이신바예바 등 연출 감동 벌써 가슴 설레

인간의 능력은 어디까지일까.

그 한계에 도전하는 드라마가 내일(27일) 시작된다. 그리고 이후 9일간 환희와 열광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인간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도전과 승리의 새로운 역사가 대구에서 씌어진다.

<관련기사 11·12·13·14·21면>2007년 3월27일 아프리카 케냐 몸바사에서 대구가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개최지로 뽑혔다는 감격의 세리머니가 있은지 정확하게 4년5개월만이다. 그날 대구는 이름만 들어도 주눅들법한 러시아의 모스크바,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호주의 브리즈번을 물리쳤다. 지구촌의 알려지지 않은 도시 대구가 그랬다.

그런데도 그날의 유치는 그야말로 고독한 투쟁의 결과였고 이후로도 오랫동안 이어질 고독한 투쟁의 출발점이었다. 일부에선 비난마저 서슴지 않았다. 인기없고 돈만 들어가는 잔치를 유치해 뭐 하려느냐고 했다. 올림픽이나 월드컵과는 판이했다. 육상이라는 분야가 워낙 국내인들에게 소원해서일 터였다.

그 어려움을 대구는 이겨냈다. 대구는 그 여러 비난과 무관심 그리고 질시어린 장벽을 넘어섰다. 그리고 이제 대망의 잔치날이 밝는다.

13회째인 이번 대회는 개막도 되기 전 벌써 여러 신기록을 쏟아냈다. 202개국 1천945명의 선수가 참가해 역대 최대 대회가 됐다. 경기 주역인 현역 챔피언 스타들은 거의 다 출전한다. 3년간 몸값이 3천억 원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도 왔다. 자메이카의 100m 세계기록 보유자 우샤인 볼트다. 아시아의 왕별 류시앙, 미녀새 이신바예바도 동참이다.

대구에 오지 못한 챔프는 남자 800m의 음불라에니 물라우지(남아프리카공화국), 남자 3천m 장애물 달리기의 마르타 도밍게스(스페인), 여자 창던지기의 슈테피 네리우스(독일) 등 3명 뿐이다. 물라우지는 최근 다쳤고, 도밍게스는 자녀 출산 문제로 집을 지킨다. 네리우스는 은퇴했다.

그들의 빈자리는 또 다른 스타들이 메웠다. 장애인 스프린터 피스토리우스, 시각장애를 딛고 당당히 일어선 아일랜드의 블라인드 러너 제이슨 스미스 등이 연출할 드라마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대회는 첫날인 27일 아침의 여자마라톤으로 막이 올라 마지막날인 9월4일의 남자마라톤으로 절정에 이를 것이다. 첫날 오후 7시엔 개회식이 열리고 둘쨋날(28일) 저녁 8시45분에는 남자 100m 결승이 열린다. 그렇게 이어가노라면 세계의 귀와 눈은 저절로 대구로 모이지 않을 수 없을 터이다.

화려한 스타들, 임원단, 기자단, 관광객 등 약 3만 명의 외국인이 대구로 몰리고 있다. 라민 디악 IAAF회장, 자크로케 IOC위원장 등 국내외 VVIP 6천여 명이 달구벌을 찾았다. 국내외 관광객은 모두 20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이들은 `열정 꿈 도전`이 넘쳐나는 대구의 낮과 밤을 만끽할 것이다. 그에 앞서 오늘 밤 7시30분부터는 대구시가지 내 두류공원에서 전야제가 펼쳐진다. 열정은 그로써 더욱 활활 타오를 것이다. 대구를 둘러싼 경주·안동 등등의 우리 문화유산들 또한 세계 널리 우리의 혼을 전하기 시작했다.

대회 조직위 조해녕 위원장은 제안했다. “축제는 시작됐다. 단합된 대구의 힘을 전 세계에 알릴 더 이상의 기회는 없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대구는 세계속의 도시로 우뚝 설 것이다. 우리 모두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자.”

/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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