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제간 포항대학 관광호텔비즈니스과 교수

지난 5월 20일은 `세계인의 날`을 맞아 우리 지역에서도 다문화 가족 한마당 축제가 열렸다.

`이 땅에서 당신을 만나 행복합니다`라는 슬로건과 함께 해외 각국의 음식체험, 장기자랑 등 다양한 행사로 진행되었다.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 숫자가 120만명에 이르면서 다문화 사회(Multi-Cultural Society)에 진입한 것을 실감하고 있다.

우리 포항지역에도 중국, 베트남, 필리핀, 일본 등 여러지역에서 산업연수생, 결혼 이주여성, 유학생 등 다양한 체류 자격으로 5천명이 넘는 외국인이 체류하고 있어 거리에서 다양한 피부색, 외모, 언어나 억양이 다른 사람들을 발견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3D 업종의 일자리 메우기 차원의 다문화와 농촌 총각 장가 보내기로 시작된 다문화사회가 어느날 갑자기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진입해 버린 것이 대한민국의 다문화 현실이다.

우리 사회가 다문화 사회로 진입함에 따라 파생되는 여러 문제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다문화에 관련된 다양한 정책이 논의되고 있지만 정책적 이슈들을 통합하고 관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복잡한 다문화정책의 실효성을 위해서는 공공부분의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효과적인 지원 방안을 강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문화 가족들의 자국 문화나 경험도 존중해주며 그들이 한국을 사랑하면서 정착할 수 있도록 품어주고 함께하는 사회로 나아갈 때 한국에서 살아가는데 긍지를 느끼고 그들의 꿈은 이뤄지고 행복하게 살아 갈 것이다. 이제는 열린 마음으로 다문화 가족과 소통하고 무한경쟁에서 무한상생 할 수 있는 사회가 되도록 다 같이 노력하고 동참해야 한다.

다문화 사회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다문화 문제의 어두운 면을 감추기보다는 드러내고 공유하고 치유하는 일이 필요하다. 다문화 사회로의 변화가 국가 경쟁력 강화의 기회가 될지, 분열과 갈등을 야기하게 될지는 우리의 노력에 달렸다.

특히 우리 농촌의 다문화 청소년은 한 줄기 빛이며 동시에 짙은 그림자일 수 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이들은 침체된 농촌에 활기를 불어넣는 인적자산이며 성장동력이다. 하지만 적지 않은 가정이 뿌리를 내리기도 전에 해체되거나 가족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문화가정에서 출생한 상당수 아이가 가난·언어장애·소외의 3중고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있다. 이러한 성장과정을 거친 아이들은 사회에 어려움을 겪게 되며 반사회적 성향을 가질 수 있다. 이들이 차별 받지 않고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문화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다문화가정 학생에 대한 지원활동을 통해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학교생활 및 지역사회 적응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이들이 자신의 문화를 유지하고 정서적으로 고립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문화가정에서 출생한 아이들을 국제화 시대에 한국어와 다른 언어의 2개 국어를 구사하는 인적자원으로 개발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를 통해 아시아 국가 간 네트워크 형성을 위한 인력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21세기는 동아시아 시대다. G2(미국과 중국)에만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 아니라 동아시아를 진정한 새로운 가치로 승화시켜야 한다. 다양한 지역이 부상하고 있고 특히 동아시아의 중심에는 대한민국이 있다. 글로벌시대에 다문화는 당연한 것이다. 다문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조선족 동포들이 중국 전역에 상당한 인맥,정보,시장을 공유 있어 많은 한국기업들이 빠르게 중국에 진출하고 있어 일본기업들은 우리 조선족 동포들의 역할과 기여에 사실 부러워 하고 있다. 한국의 자본, 기술과 현지인맥을 협력관계로 발전하면 쌍방은 윈-윈 효과를 거둘 수 있듯이 향후 국내에 있는 다문화 가족 및 자녀를 국가적인 차원에서 중요한 인적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을 모색해서 한국이 동아시아의 중요한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우리 주변에 관심을 가지고 잘 둘러보면 능력있는 외국인이 많이 있다. 다문화 시대에 진정한 세계화에 대한 의미를 되새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