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대한통운을 인수하게 되면 지역 물류업계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가장 큰 변화는 포스코 물량에 의존도가 높은 동방, 천일, 한진, 세방 등 4개 물류회사의 매출 및 점유율 감소가 당장 현실로 나타나게 된다.

18일 물류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연간 총 5천억여원에 달하는 포스코의 물류비를 7~8개 물류사가 나눠먹기식으로 배정을 받았다. 그러나 포스코가 대한통운을 인수하게 될 경우 전체 물량을 직접 관리하는 물류전문계열사로 특화할 가능성이 높다.

또 다른 방법은 현재와 같은 배정방식에서 대한통운의 점유율을 50%이상 높이는 방법도 하나의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다른 철강업체들과 마찬가지로 물류전문계열사로 특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그동안 포스코와 물류사간에 직거래 형태로 이뤄지던 물류시스템이 대한통운에게 넘겨져 이자물류시스템으로 바뀌게 된다. 따라서 기존 물류사들의 물량, 매출 등의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물류전문계열사는 현대제철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 동국제강 계열사인 동국인터지스, 세아제강 계열사인 세아로지스 등이 이자물류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2010년 기준 포스코와 5개 물류사의 거래현황을 보면 포항과 광양에 사업장을 두고 있는 동방이 전체물량 가운데 26%의 점유율을 기록했고, 천일이 24%, 한진 10%, 세방 6%, 대한통운 3% 등이다. 매출액 역시 동방이 1천100억원, 한진 950억원, 대한통운 560억원, 천일 300억원, 세방 280억원 등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거래 시스템도 포스코가 대한통운을 인수할 경우 확 바뀌게 된다. 포스코의 의존율이 3%대인 대한통운이 포스코 친 계열사로 포함되면 나머지 4개 물류사의 타격은 불을 보듯 뻔하다. 해상 및 육상 물류뿐만 아니다. 경쟁이 심한 택배업과 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해운업계도 마찬가지다.

동방 포항지사 김종헌 지사장은 “대한통운이 포스코에 넘어갈 경우 현재의 물류시스템은 바뀔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기로에 선 기존 물류사들의 대대적인 구조조정 및 사업방향 변화 등이 예상된다”며 “회사 내부에서도 이에 따른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뾰족한 대안이 없어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4개 물류사들은 대한통운이 포스코에 인수되는 것을 불편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자신들의 밥그릇이 빼앗길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대한통운은 현재 인수전을 벌이고 있는 CJ보다 물량이 많은 포스코에 인수되기를 바라고 있다.

대한통운 포항지사 김용언 지사장은 “철강관련 물량을 많이 소화하는 업무특성상 포스코의 물류전문계열사로 편입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진 포항본부 김기업 본부장은 “대한통운이 포스코에 인수되는 것이 우려된다”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포스코는 최근 이사회를 통해 인도 및 인도네시아 등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대한통운 인수가 불가피하다며 최종 입찰 참여의사를 밝힌 바 있다.

한편 6월말 최종 입찰을 앞두고 있는 대한통운 인수전에는 포스코와 CJ 2파전으로 압축됐고, 입찰가(1차)는 1조5천억~2조원대로 예상됐다.

/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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