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등 강원지역에서 방사능 물질인 `제논(Xe)`이 검출되자 같은 동해안 권역의 경북동해안 주민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또 지자체는 그동안 우려했던 일본 원전 방사능 물질의 국내 유입이 현실화되자 관련 기관의 추가 측정 일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8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지난 23일부터 강원도 대기 중에서 극미량의 제논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검출된 방사성 제논의 공기 중 최대 농도는 878mBq/㎥로 방사선량률로 환산하면 0.00650nSv/h다.

이는 우리나라 평균 방사선 준위 50nSv/h의 약 2만3천분의 1이며 인체 및 환경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수준이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대기확산컴퓨터예측모델(HYSPLIT)을 이용해 제논의 이동경로를 역추적한 결과, 후쿠시마 원전사고 시 방출된 방사성 물질의 극히 일부가 일본에서 캄차카 반도로 진행한 후 북극 지방을 돌아서 시베리아를 거쳐 남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며 “추후 정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같은 동해안 권역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경북동해안 주민들은 걱정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회사원 김정배(31·포항시 북구)씨는 “강원도에서 검출된 방사능 물질이 인체에 무해할 정도의 미미한 수준이라고는 하지만 국내에서 발견돼 긴장하게 되고 실시간으로 뉴스를 검색하게 된다”며 “그동안 일본원전의 방사능 물질 국내 유입에 대해 기상청 등은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번에 발견된 만큼 정부에 대한 신뢰성에 의문이 생긴다”고 말했다.

경북도와 포항, 울진, 영덕 등 경북동해안 지자체들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과 정부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경북도는 이날 최근 완성한 원전 방사능 유출에 따른 주민행동요령 책자 1천200부를 도내 23개 시·군에 전달했다.

한편, 이에 대해 기상청 예보국 관계자는 “우리도 뉴스를 통해서 방사선 물질인 제논이 검출됐다고 알았다. 하지만 일본에서 온 것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며 “우리나라는 편서풍 지대여서 일본에서 한국으로 바람이 불어올 수 는 없다. 지구 한바퀴를 돌아서 온다면 모를까 현재 바람의 영향으로 방사선 물질이 날아왔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최승희기자shcho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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