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지진이 발생해 해일이 밀려올 경우 우리나라에서 가장 빨리 영향력이 미치는 울릉도의 대응 능력이 형편 없는 수준인 것으로 밝혀졌다.

일본 대 지진으로 국민 불안을 해소하고 지진해일 대비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지진해일 영향이 많은 강원, 경북동해안, 울산, 울릉도 등 동해안 지역에서 지난 15일 공습대피 훈련이 일제히 실시됐다.

이날 훈련은 오후 1시55분 일본 혼슈 아키다 북서쪽 125km해역에서 8.0규모의 지진이 발생, 높이 0.5~3m의 해일이 울릉도에 오후 2시 35분 도달하는 것을 가상으로 실시됐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2시 울릉도 전역에 대피를 알리는 예·경보(사이렌)가 울려야 했지만 울릉주민 70%가 살고 있는 울릉읍 도동·저동리는 지진해일 예·경보시스템이 없다는 이유로 예·경보가 울리지 않았다.

울릉군 관계자는 “지진해일 대비 훈련이기 때문에 소방방재청에서 지진해일 방송 및 경보음 시스템을 훈련지역에 동시에 울렸으며 울릉읍지역 예·경보시스템(민방위 사이렌)은 울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방방재청 훈련계획 매뉴얼에는 중앙에서 설치한 지진해일 예·경보시스템을 제외하고 시·군·구 자체적으로 가용한 예·경보시스템이 있으면 이번 훈련에 맞춰 실시(실제 사이렌 울림)해야 된다고 표기돼 있다.

사이렌이 작동하지 않자 주민 대피장소인 울릉읍 도동리 울릉초등학교에는 대피 주민을 한 명도 찾아볼 수 없었다.

울릉경찰서는 교통통제와 질서 유지를 위해 요소에 직원을 배치했으며 전 직원이 신속한 대피를 위해 경찰서 내에서 대기했지만 상황발생 사이렌이 울리지 않아 교통통제는 고사하고 직원들도 대피하지 못했다.

이날 훈련이 가상상황인 만큼 실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엄청난 인명피해가 우려된다.

울릉경찰서 관계자는 “참 황당하다. 훈련을 실제처럼 해야 하는데 울릉주민 70%가 살고 있는 울릉읍에 지진해일 발생 사이렌이 울리지 않는다면 다 죽어란 말이가”라며 “주민들이 대피할 수 있도록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아야 하는데 사이렌을 작동하지 않아 주민이 대피를 못했는데 이게 무슨 훈련인가”라고 반문했다.

한편, 울릉도에는 북면사무소, 현포리, 태하리, 서면사무소, 통구미, 사동리, 내수전에는 지진해일 방송경보·경보음 시스템이 설치돼 있다.

울릉/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