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남구 연일읍 유강1리 국도대체우회도로(유강~대련구간)의 교각 기둥 콘크리트 타설 작업 과정에서 부식된 철근을 그대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부실시공 의혹이 일고 있다.

특히 시공사는 부식된 철근의 녹을 떨어내 사용해야 한다는 시방서 기준을 따르지 않은데다 부식정도의 정확한 계측도 하지 않고 자의적 판단에 따라 공사를 강행해 대형안전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높다.

본지 현장 확인 결과 현재 이 공사 현장의 교각기둥 철근은 지난 동절기 공사가 중단된 기간에 눈비를 맞아 녹슨 상태 그대로 방치돼 있다.

그러나 시공사는 녹슨 상태의 교각기둥 철근 그대로 콘크리트 타설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공사와 감리단은 현재 교각기둥 철근 부식도는 4~6% 미만에 불과하며 이 같은 부식도는 콘크리트 타설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울트라공사 전종규 부장은 “지난 겨울 공사가 잠시 중단된 동안 내린 눈과 비로 철근에 녹이 슬었다”며 “한국도로공사 등에서도 부식도가 2~4%이하일 경우 지금 정도의 녹슨 상태로는 구조적으로 문제가 없어 교각 기둥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시공사와 감리단이 밝힌 교각기둥 철근 부식도는 정확한 계측을 거치지 않은 자체 판단에 따른 것으로 드러났다.

감리단 청석엔지니어링 김정섭 이사도 “철근 부식도가 6% 이상일 경우 공사를 중단해야 하지만 장갑을 끼고 철근을 만져보면 녹 부스러기가 나오는 정도가 아니라 부식률을 6% 미만으로 보고 공사를 진행시켰다”며 “이 같은 내용은 관련 자료를 면밀히 분석한 결과이며 자료에 따라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시공사는 시방서 기준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부실시공 의혹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곳에 적용된 시방서(7장7-7)에는 `콘크리트를 타설하게 될 철근 표면은 깨끗하고 철근설치에 적합한 상태인지 확인해야 한다. 철근은 조립전에 이것을 청소하고 녹을 떨어낼 것`이라고 명시돼 있다.

한국건설감리협회 관계자는 “현장에서 정밀검사를 거치지 않은 이상 철근이 부식된 정도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시방서 기준에 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부산지방국토관리청에 따르면 국도대체우회도로 유강~대련 구간 공사는 지난 2004년 착공했으며 3월 현재 공정률은 89.4%다.

/윤경보기자 kbyoon@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