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싼 것처럼 느끼게` 심리 자극
구매량 늘리면서 수익증대 전략

대형마트가 상품 가격의 끝자리 숫자를 80원에 판매하는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소비자들은 상품 가격의 끝자리 숫자가 `80`으로 끝나면 더 싼 것처럼 느끼고, 유통업체는 마진을 줄이는 대신 매출을 늘려 더 많은 상품을 판매하는 전략, 이것이 바로 `8자 마케팅`이다.

1일 이마트 포항점에는 상품 가격의 끝자리가 80원에 판매되고 있는 상품이 넘쳐난다.

국내 고사리 100g 1천980원, 참조기 6마리 4천680원, 친환경 쌈채소·야채 100g은 980원, 망양파 8입 3천980원 등 식품 매장을 중심으로 다양한 품목들의 가격 끝자리가 80으로 책정돼 있다.

홈플러스 포항점에서도 황태포 1마리 4천980원, 무 2천780원, 미역 1천280원, 사과 3개 9천480원, 배 1개 3천680원, 대추 1천980원, 조기 1마리 5천980원에 판매되는 등 수많은 상품의 끝자리는 `80원`이다.

이날 홈플러스 죽도점을 찾은 주부 이모(48·북구 죽도동)씨는 “2천원보다 1천980원이 더 싸게 느껴져 오늘도 고사리 100g을 1천980원에 구입했다”며 “비교할 수 있는 같은 양의 상품이 없다면 고사리 200g을 3천500원에 구입하는 것보다 3천980원이 더 싼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본사 관계자는 “홈플러스에서는 가격의 통일성을 유지하기 위해 끝자리를 기본가격 80원에 맞추고 있다”며 “고객에게 좀 더 저렴한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만약 2천70원에 판매되는 상품이 있다면 90원을 내려 1천980원에 판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물건을 판매하는 대형마트 등의 유통업체가 가격을 내려 손해를 보고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는 생각할 수 있지만 더 많은이익을 취하려는 것이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원가가 1천원인 상품을 2천70원에 100개 판매할 경우 10만7천원의 이익을 취할 수 있지만 고객의 심리를 자극해 2개를 더 팔았다고 가정하면 1천908원의 제품의 순이익은 19만6천원으로 늘어난다. 대형마트는 상품당 마진을 높이기 보다 판매량을 늘리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다.

경북대학교 경영학부 마케팅 전공 구동모 교수는 “이전에는 대형마트에서 상품의 끝자리를 90원으로 정해 판매하는 `9자 마케팅`을 많이 활용했지만 상대적으로 더 싸게 느껴지는 `8자 마케팅`전략을 더 많이 구사하고 있다”며 “고객들이 심리적으로 천원대보다 80원대를 더 싸게 느끼는 것을 이용, 판매량을 늘려 수익을 늘리는 마케팅 전략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윤경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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