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186㎝의 장신 수비수 황재원(30·수원)이 공중전에 강한 호주와 경기에 선발 수비수로 사실상 낙점됐다.

14일(이하 한국시간) 밤 10시15분 카타르 도하의 알가라파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제15회 아시안컵 축구대회 조별리그 C조 2차전 호주와 경기를 앞두고 조광래 감독은 중앙 수비수 한 자리를 누구에게 맡길지 고민이었다.

11일 바레인과 1차전에서 곽태휘(30·교토상가)가 퇴장을 당해 호주와 경기에 나올 수 없게 되자 조광래 감독은 “조용형(28·알라얀), 홍정호(22·제주), 황재원 등 중앙 수비요원이 세 명이나 있다. 이 선수들이 곽태휘 자리를 충분히 메워줄 것”이라고 말했다.

주위에서는 조용형의 선발 가능성을 크게 봤다. 지난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이정수(31·알사드)와 함께 중앙 수비를 맡은 경험이 있고 이번 대회에서는 오른쪽 수비수 주전 후보로 바레인과 1차전 직전까지 차두리(31·셀틱)와 경합을 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12일 알와크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훈련에서 주전을 뜻하는 노란 조끼를 입은 선수는 황재원이었다.

바레인과 1차전을 앞두고 차두리와 조용형의 경쟁에서 내심 차두리를 주전으로 점찍고도 말을 아꼈던 조광래 감독은 이날도 “아직 모른다. 경기도 이틀이나 남았지 않느냐”라면서도 “황재원이 헤딩력이 좋으니까 뭐 별 것만 없으면…”이라고 사실상 황재원의 선발 출격을 예고했다.

황재원이 조용형(182㎝)과 주전 경쟁에서 이긴 것은 역시 큰 키 덕이다.

호주는 측면에서 문전으로 크로스를 올려 헤딩슛을 노리는 공중전에 능한 팀이다.

팀 케이힐(32·에버턴)은 키가 178㎝로 큰 편이 아니지만 공중볼 장악력이 있고 장신 수비수 사샤 오그네노브스키(195㎝)와 루커스 닐(185㎝) 등도 세트 피스 상황에서 종종 공격에 가담한다.

키로만 따지면 홍정호(188㎝)가 황재원보다 크지만 경험에서 황재원이 앞서고 조광래 감독으로서는 몸싸움이 능한 호주 선수들을 상대하기에 황재원이 낫다는 판단을 내렸을 수 있다.

왼쪽 이영표(34.알힐랄), 오른쪽 차두리가 지키고 가운데는 황재원-이정수 조합이 지키게 된 한국의 호주전 수비 라인이 얼마나 위력을 발휘할지 축구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