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점 판매 첫날 220마리 모두 팔려… “골목상권 위협”현실화

`골목 상권까지 장악하려는 대기업의 횡포`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롯데마트 포항점이 9일 판매에 들어간 `통큰 치킨`이 당일 전량 판매되는 등 고객들의 관심이 이어졌다.

롯데마트 포항점은 판매첫날 통큰 치킨 220마리를 준비했으나 오후 12시10분께 예약이 끝나고 오후 2시 전량이 동나는 등 예상보다 큰 인기를 끌었다.

9일 오전 11시 포항시 남구 지곡동에 위치한 롯데마트 즉석식품 코너에는 미리 예약 주문한 통큰 치킨을 찾아가려는 고객 20여명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프라이드 치킨보다 1/3가량 저렴한 `통큰 치킨(1마리·900g 내외)`의 맛을 보기 위한 이들은 한시간 넘게 기다리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창민(30·남구 지곡동)씨는 오전 10시에 매장에 들러 통닭을 예약했다. 이씨는 “오전 10시에 매장에 들러 통닭을 예약해 1시간 기다려 11시에 샀다”면서 “매스컴에서 롯데마트 치킨 보도가 계속 나와 맛은 어떨까 궁금해 찾아 오게 됐다”고 말했다.

신영신(44·여·남구 지곡동)씨 역시 오전 11시께 치킨을 주문 예약한 뒤 집에 갔다 한 시간 뒤 다시 매장을 찾는 번거로움을 감수했다. 신씨는 “시중에서 파는 치킨은 1만8천원 정도여서 부담스러운 가격이었다”며 “통큰 치킨은 가격이 저렴해 맛을 보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반면 오전 10시30분께 주문하고 1시간30여분을 매장에서 기다려야 했던 박주연(43·여·남구 유강리)씨는 통닭 한 마리 때문에 다시 이곳을 찾을 일은 없을 거라고 했다. 박씨는 “뉴스에서 5천원에 프라이드 치킨 한마리를 살 수 있다고 해서 왔다”며 “전화 주문이 안 되는 방식이라 바쁜 사람들은 맛볼 기회조차 없을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인근에서 치킨을 판매하는 한 업주도 이곳을 찾았다. 그는 “남구 이동에서 통닭집을 운영하고 있는데 얼마나 경쟁력이 있는지 확인하러 왔다”며 “배달이 안되고 오래기다려야 한다는 단점 몇가지를 발견했지만 영세업자들에게 피해를 줄 것은 확실해 보인다”며 한숨을 쉬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개점시간 전인 오전 9시30분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는 고객이 20여명 정도 됐다”며 “첫날 시민들의 인기를 확인한 만큼 주말 판매량은 300마리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다른 대형마트에 비해 외곽 지역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도동, 해도동에서까지 문의 전화가 이어졌다”며 “기다려야 하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3만원 이상 구매한 고객을 대상으로 무료 배송해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고 덧붙였다.

/윤경보기자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