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연평도에서 인천 해경부두에 도착한 연평중학교 학생들은 북한군의 포격이 이뤄진 당시 긴박했던 상황들을 생생하게 전했다.

연평중학교는 한 학년당 한 반꼴로 총 정원은 25명이다. 첫 포탄이 떨어진 23일 오후 2시34분은 오후 6교시가 막 시작했을 무렵.

연평중 2학년 학생들은 쉬는 시간에 체육복으로 갈아입고 운동장으로 내려가던 찰나 운동장 너머 앞산에 포탄이 떨어지고 그 자리에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보였다.

당황한 학생들은 다시 계단을 올라가 교실안으로 들어가려고 신발을 갈아신는 데 갑자기 인근에 포탄이 떨어지면서 학교 유리창이 깨졌다.

중학교 2학년생 이가영(15)양은 “처음에는 사격훈련인 줄 알았는데 창문이 깨지고 정전이 됐다. 선생님이 방공호로 가라고 해 친구들과 바로 대피소로 피했다”라고 당시 급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이 양은 인천 해경부두에 도착했을 때 체육복 차림 그대로였다.

중학교 3학년은 컴퓨터 실습실에서 사회수업 준비를 하고 있었다. 갑자기 `펑`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학교 건물 전체가 흔들리고 학생들의 비명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3학년 유다연(16)양은 “지하 대피소로 내려가는 도중 복도 유리창이 깨져내리고 건물 바닥이 지진난 것처럼 흔들렸다. 창밖으로는 멀리 포탄 떨어지는 모습이 보였다”라며 아비규환 같은 현장을 전했다.

처음에는 경황이 없었던 학생들은 대피소 안에 들어가고 나서야 비로소 울음을 터트렸다. 기지국이 포격을 받아 휴대전화도 터지지 않았다.

방혜수(15) 양은 “친구가 조업 나간 아버지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다며 펑펑 울었다. 걱정하지 말라고 계속 다독여줬다. 대부분의 친구가 포 사격소리에 귀를 틀어막고 울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대피소에 들어설 무렵 `실제상황이니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라`는 방송이 나왔다. 포격이 잠시 멈추고 잠잠해졌나 여겨질 무렵 오후 3시12분부터 2차 포격이 시작됐다. 2차 포격은 앞선 1차 포격때보다 훨씬 더 가까이서 소리가 났고 콘크리트로 된 방공호도 흔들렸다.

학교 옆과 학교로부터 200여m 떨어진 뒷산에도 포탄이 떨어져 매캐한 연기가 방공호 안으로 들어왔다. 많은 학생들이 숨을 못 쉬겠다고 콜록거리며 담요로 코를 가렸다.

학생과 교사들은 군에서 가져다준 라면으로 한 끼를 떼우고 다음날 아침까지 스티로폼 깔개와 담요로 대피소의 밤을 보냈다.

다소 추웠지만 친구들과 함께 있었기에 고단하지만은 않은 잠을 잘 수 있었다고 학생들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