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1일 박근혜 전 대표를 비롯해 한나라당 소속 의원 전원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 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만찬 모두에서 “길게 말씀 안드리고 우리 마음을 서로 아니까 짧게 이야기 하겠다”며 “이명박 대통령 정부의 성공과 18대 국회의 성공을 위하여 건배하겠다. 이 뜻을 잔에 담아 건배”라는 내용의 건배사를 했다고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이날 만찬은 오후 6시30분부터 2시간 15분 가량 진행됐다.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와 김무성 원내대표 등이 헤드테이블에 앉아 막걸리잔을 부딪히며 시종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하며 여권의 화합을 다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만나기는 ‘이 대통령 정부의 성공과 정권재창출 협력’을 약속한 지난 8.21 회동 이후 처음으로, 이날 만남이 여당내 단순한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의 소통을 넘어 국정 동반자로 마주앉는 기초를 다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두 사람이 이날 만남을 계기로 여권이 이명박 정부 집권 후반기 ‘공정사회’의 기치 아래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고 국정과제의 완수에 매진할 수 있게 될지 주목된다.

 또 이 대통령이 한나라당 의원 전원과 자리를 함께한 것은 18대 총선 직후인 2008년 4월22일 당선자 초청 만찬 이후 2년 5개월여만이며 집권 후반기 들어서는 처음이어서 당정 소통과 여권의 화합이 한층 심화될 전망이다.

 앞서 이날 이 대통령은 만찬을 시작하면서 “따지고 보면 여러분과 나 사이 긴 이야기가 필요 없다”면서 “이심전심으로서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게 좋은가에 대해 긴 설명이 필요없는 그러한 관계”라고 말했다.

 또 “당이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도록 활동하는 것을 보면서 저는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서민은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심을 갖고 마음을 함께 나누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도 “연말에 의정활동을 열심히 해달라는 당부와 함께 나도 앞장서서 열심히 하겠다”며 “오늘 이렇게 의원들에게 고맙다고 말씀드린다. 밝은 마음 열린 마음으로 일해 나갈 것을 부탁한다. 험난한 고비가 있지만 지혜를 모아가면 소망하는 일을 이룰 수 있다. 요청하면 언제든 국회의원을 불러 함께 이런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안 대변인은 “헤드테이블에서 이 대통령이 한.EU(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에 대해 설명을 하니 박 전 대표가 ‘참 보람되시겠다’고 화답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만찬 모두에서 안상수 대표는 “최근 당정청 소통이 아주 잘 되고 있는데 역시 소통이 잘 되니까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50%를 넘었다”면서 “한나라당도 내부적으로 전혀 다툼 소리가 들리지 않고 화합해서 서민정책을 잘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예산”이라며 “원안이 통과되도록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만찬에는 외교장관 인사청문회 일정조정을 위한 국회 외통위 전체회의에 참석하려 국회에 대기한 외통위원을 제외한 한나라당 의원 138명이 참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