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휴일·야간 영업 자율규정 유명무실
주민들 “의무화 안해 불편 많다” 불만

【영덕】 공휴일이나 야간에 약국 영업을 하도록 해 지역주민의 의약품 구입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운영되는 당번 약국제도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다.

약국매출이 병원 처방전에 의존하는 경향이 많아 대다수의 약국들은 인근의 병·의원이 토요일 오전 진료만 하는 경우 오후에 당번 약국이 문을 여는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당번약국은 보건소에서 지역 약사회를 통해 자율적으로 정하고 있으며 당번약국을 지키지 않는 경우에도 행정처분 없이 권고 조치만 취해지고 있다.

지난 21일 오후 영덕군에서 체육대회 도중 폭염으로 회사 동료가 일사병으로 쓰러져 약국을 찾은 임모(44·서울시)씨는 약국 문이 닫혀 있어 약을 구하지 못하자 결국 환자를 데리고 응급실까지 다녀와야 했다.

임씨는 영덕군청 당직실과 영덕군보건소에 문의를 해 당번약국을 확인하고 찾아갔지만 약국의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고 불평했다.

임씨는 “양국 홍보간판에는 불이 켜져 있었지만 약국은 영업을 하지 않았다”며 “심지어 영덕군보건소 직원은 보건소에 일사병 약이 비치돼 있는지 조차 모르고 있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확인 결과 이날 영덕군내 당번약국으로 지정된 약국 중 일부는 지정된 시간보다 일찍 문을 닫거나 아예 영업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지난 7일 영덕에 피서를 온 김종희(41·서울시)씨는 “오후 8시게 아이가 열이 심해 약을 사려 강구면의 약국을 다 돌아 다녔지만 문을 연 곳이 없어 결국 남정면에 있는 약국도 아닌 약방에서 약을 샀다”며 “당번약국 운영이 의무화가 아니라면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은 슈퍼에서 판매토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김상현기자 sh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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