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저녁 남아공 월드컵 `한국 대 아르헨티나` 경기와 관련, 대규모 국내 거리응원전이 예고되자 경찰은 물론 주최측도 비상이 걸렸다.

16일 대구·경북경찰청은 대규모 응원전에 따른 강력범죄나 안전사고에 대비하는 긴급회의를 여는 등 대책마련에 돌입했다.

그러나 경찰의 이같은 대책보다는 철저하고도 성숙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이날 응원전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구·경북지역 경찰은 이날 저녁 거리응원전은 50만명 이상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측하고 각 경찰서 단위로 100여명의 경력을 투입, 철저한 사전관리에 나선다는 방침을 수립했다.

이날 월드컵 경기 공식응원전이 대규모로 펼쳐지는 곳은 대구 3곳·경북 19곳 등 모두 22곳.

경찰 측은 대구시민운동장 등 대구지역 공식 응원장소마다 3만여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포항해도근린공원 등 시 단위에는 각 2만명 정도가, 군 단위에는 각 1만5천여명 가량이 참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외에도 각 읍·면·동 단위의 산발적으로 펼쳐지는 비공식 응원전까지 합하면 응원전 참가자 수는 모두 50만명에서 7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경찰 측은 공식응원전 장소에 각 경찰서 단위로 투입할 수 있는 모든 기동중대와 교통지도경찰 등을 투입할 계획이다.

또, 읍·면·동별 비공식적으로 열리는 응원장소에는 파출소 단위의 경력을 투입하는 대신 지자체 등 관계기관들과 유기적인 협조체계를 유지, 안전관리에도 나설 방침이다.

그러나 이번 `응원전 비상대책`에 대해 경찰들도 강제적인 대책보다는 시민들의 성숙된 응원문화에 더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워낙 많은 인파가 몰려 철저한 관리가 불가능한 탓도 있지만, 축제 성격이 짙은 응원전 특성상 가벼운 사항에 대해 단속보다는 계도·훈시가 우선되는 까닭에 강제력 행사가 어렵기 때문이다.

포항남부경찰서 관계자는 “예전보다 많이 나아졌지만, 응원전 때마다 술에 취한 채 행패를 부리거나 당연한 듯이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며 “가족단위에 참가자들도 많은데, 내 아이가 보고 있다는 생각으로 깨끗하고 건전하게 한국팀의 선전을 기원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낙현·신동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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